조선株 팔자vs사자 어느쪽에 줄설까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하락세로 반전… 상승세 꺾일지 주목

연초 이후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조선주의 오름세가 주춤해졌다. 게다가 국내외 증권사들이 조선업종의 업황과 주가 향방에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올해 첫 거래일부터 상승을 시작해 7일 23만2500원까지 올랐다가 12일 20만8000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이달 초 1만7000원대였던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도 7일 2만1000원대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1만9300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조선주가 연초에 급등했던 것은 불투명했던 조선업계 구조조정안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최근 조선업체의 신용 위험도를 A∼D등급으로 분류해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점도 조선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조선주의 전망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는 최근 부정적 의견을 잇달아 내놓았다.

노무라증권은 이달 초 현대중공업에 대한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12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20만 원대보다 훨씬 낮게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이다.

메릴린치도 6일 보고서를 통해 “조선주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없는 상승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므로 호재가 반영된 지금 매도차익을 챙기라”는 의견을 내놨다. UBS도 올해 세계 선박수요는 35% 감소하고, 가격도 최소 5∼10%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신규 발주 감소→선박 수주가격 하락→조선업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현상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수주 취소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조선업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높여 잡고 있다. 대신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2만7000원으로 예상했고,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27만2000원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증권사들과 달리 주가상승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 대형 상장 조선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기업분석팀장은 “국내 대형 상장 조선사들의 신용도는 대부분 ‘A등급’으로 경쟁력 없는 중소형사가 구조조정으로 퇴출되면 이들 대형 조선사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시장 침체로 선박 발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해양 관련 프로젝트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은 수주 잔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조선사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해양플랜트 시장은 유가와 경기침체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꾸준한 발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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