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제품 예전만 못해
“올해 ‘CES(가전쇼)’에서 ‘깜짝쇼’는 없었다. 그러나 가능성을 보여줬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공식 개막한 ‘CES 2009’ 참가업체들은 저마다 혁신적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전자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 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시관 규모가 4347m²로 참가업체 중 최대인 일본 소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승부수를 걸었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삼성전자에 뒤지고 있는 소니의 복안인 셈이다.
다만 입체 만화와 자동차 경주 등의 콘텐츠를 실감나게 보여준 3차원(3D) TV와 8인치짜리 바이오 노트북은 소니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도시바는 개막 전날 국제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바 있는 ‘셀(Cell) TV’로 적잖은 관심을 받았다. 55인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에 셋톱박스를 연결한 형태의 이 TV는 6개의 HD(고화질)급 영상을 6개까지 한꺼번에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이 특징.
이경식 삼성전자 상무는 “CES에 참가하는 업체들이 예전에는 기술력을 과시하려 했지만 올해는 사업으로 직접 연결시키기 위해 상용화 가능한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시회에서 업계 전체에 ‘임팩트’를 주는 요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막 전부터 세계 TV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삼성전자의 6.5mm 두께의 LED LCD TV와 두께 29mm인 ‘룩시아(LUXIA) LED TV’ 시리즈는 그나마 관객몰이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CES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휴대전화에서 오히려 ‘히트작’이 나왔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 사장이 국제 기자간담회에 차고 나와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은 3세대(3G) ‘워치폰’(손목시계형 휴대전화)은 전시장에서도 셔터 사례가 이어졌다. 미국 모토로라가 세계 최초로 물병을 재활용해 만든 ‘모토 W233 리뉴’도 많은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한편 미국 가전협회(CEA)는 지난해보다 8% 가까이 줄어든 13만여 명이 이번 CES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가업체들도 “일반 관람객은 물론 바이어 수도 현저히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라스베이거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