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환율에 가슴 졸이는 기업들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올해 마감 환율, 연말결산기업 재무건전성 좌우

1280~1350원 공방 예상… 당국 ‘종가관리’ 나서

30일 올해 장을 마감하는 서울 외환시장이 막판 열기를 내뿜고 있다.

수입업체의 달러결제 수요와 역외시장의 저가 매수세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연말 환율 종가를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려는 외환당국의 물밑 노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30일 환율 종가가 어떤 수준을 보이냐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결산을 하는 기업, 은행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이 때문에 금융권의 관심은 3거래일 남은 외환시장에 쏠리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50원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한 130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11원 내린 1327원으로 시작했다가 역외의 저가 매수세와 수입업체의 추격 매수가 따라 붙으면서 개장 30분 만에 1341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인 1350원 선에 육박하자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나왔다. 환율은 순식간에 1310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후 사자와 팔자 주문의 공방이 벌어지다 1306원으로 거래가 끝났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당국의 속도 조절용 미세조정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상장기업과 은행들은 환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연말 결산에서 외화자산과 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게 된다. 자본금은 일정한 데 부채가 늘어나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은행들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진다. 통화파생금융상품인 ‘키코(KIKO)’ 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평가손도 커지고 은행권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외환 전문가들은 대체로 폐장까지 남은 3거래일 간 환율이 1280∼1350원에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개입 강도가 셀것으로 보여 1200원대에서 올해 장을 마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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