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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3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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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이제 마음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경제에 대해서 국가가 침묵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입을 다물겠지만, 이제 나는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경제를 예측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하니 입을 닫고 사는 수 밖에 없다”면서 “‘조국’과 ‘한민족’ 으로 포장된 애국심을 갖고 살아 온 것 자체가 얼마나 가증스런 기망행위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근대 자본주의 역사에서 한국처럼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과 대가를 요구하며 경제성장을 외치는 나라치고 성장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며 “남은 건 30년 간의 암흑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제적 대응 조치로 경제적 파탄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정부가) 모든 기회를 놓쳐버렸다”며 “이 나라에 남은 건 이제 깡통 뿐”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지금 일반 서민들은 너무 지쳐있다”며 “이제 진이 빠져서 더 쥐어 짜내려고 해도 그럴 여력도 힘도 남아있지 않은 천민 경제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네르바’는 아고라에서 경제 관련 글을 써온 누리꾼이다.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불똥이 한국으로 번질 것’,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등을 예측하고 정부의 경제 정책과 처방 등을 비판하면서 인터넷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정부는 그동안 ‘미네르바’에 대해 괴담 유포자로 고발해야 할지 아니면 단순한 사이버 논쟁으로 넘어가야 할지 고민해 왔다. 지난 11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단 그가 활동을 중단한 만큼 당장 이 문제에 손을 대지는 않지만, 그가 활동을 재개하고 그 이후에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