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글로벌 금융 한파 수입차 시장 꽁꽁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日 스바루자동차 한국진출 무기연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일본 스바루자동차의 한국 진출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29일 수입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스바루는 최근 경기 악화에 따른 판매 부진을 우려한 코오롱글로텍 측의 요청에 따라 내년 상반기(1∼6월)로 잡았던 한국 진출을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스바루와 코오롱은 합작법인에 대한 상호 출자 비율을 놓고 벌이던 협상도 일단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바루는 당초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글로텍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내년 상반기 한국에 진출하기로 하고 다음 달에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또 합작법인 이름을 ‘스바루코리아’(가칭)로 정하고 판매망은 코오롱 직영과 딜러제를 병행하는 등 구체적인 마케팅 방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경기 악화와 엔화 가치 초강세 등으로 코오롱 측이 먼저 진출 연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측은 “경기 침체와 함께 원-엔 환율이 100엔당 1400원 선 안팎까지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하면서 수입에 따른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 것 같아 스바루와의 합작 협상을 일단 중지했다”며 “다만 상황이 좋아지면 협상을 재개한다는 가능성은 남겨 놓았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스바루가 내년 상반기 한국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상당 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새로운 합작 업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최근 엔화 강세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스바루가 국내 진출을 보류한 것은 어려워진 국내 수입차 시장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또 수입차 판매량의 60∼70%를 차지하는 리스 판매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금융권의 심사 강화로 많게는 50%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10월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9월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 급감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발생 이후 처음이다.

특히 원화 환율 급등으로 인해 외화로 수입차 대금을 지급하는 업체들은 막대한 환차손까지 입고 있다.

독일 자동차브랜드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판매량이 반 토막 난 곳도 있어 딜러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지난달에는 7.82%까지 올라갔지만 이달에는 5∼6%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급차 위주로 판매하던 수입차 업체들이 소형차 모델을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저가 전략을 무기로 올해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한 일본 혼다자동차는 소형차에서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세계적으로 소형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시티’나 ‘피트’ 등 혼다가 생산하고 있는 소형차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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