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더 취약해졌지만 위기극복 가능”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IMF “한국경제 1997년 위기때보다 훨씬 튼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외국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국제 금융위기로 한국의 입지가 취약해지고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금융위기가 확산되며 한국이 더 취약해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많은 한국인이 1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 때 환율과 경제가 무너졌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세계 13위의 산업대국인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국내 수요가 미국과 유럽의 수요 감소를 대체해줄 것으로 기대해왔다”며 “한국의 입지가 취약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은행들은 외채를 갚기 위해 달러 구하기에 나섰지만 돈을 빌리거나 기존 채무를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둔화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 외환보유액이 고갈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처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는 ‘한국이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이겨나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한국 정부가 IMF의 자금지원 대상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자사 보도를 부인한 사실을 전하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경기침체로 빠질 것 같지는 않지만 경기 둔화 움직임은 분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어려움 징후 속에서 지원엔 저항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주식시장과 통화가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관리들은 경제가 튼튼한 발판 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관리들이 24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과 건전한 은행 자본, 낮은 기업 부채비율 등으로 10년 전 IMF의 지원이 필요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보유 선박의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소재 중소 해운회사의 사례를 들며 ‘경기 둔화’의 신호들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처드 머리 IMF 상임이사는 “IMF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단기적인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려고 새로운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브라질, 멕시코 등 특정 국가를 미리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24일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튼튼해졌다”고 평가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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