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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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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해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달 15일(현지 시간) 이후 국내 금융권의 돈이 자산운용사 등에서 빠져나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1∼15일 보름간 국내 은행의 수신은 2조4000억 원 감소했지만 16∼30일에는 은행 수신이 10조 원 증가했다.
한은 금융시장국 김현기 차장은 “리먼 사태 이후 은행 수신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9월 한 달간 은행 수신은 7조6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6조9000억 원, 정기예금이 2조 원 늘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9월 한 달간 20조4000억 원이나 급감했다. 9월의 자산운용사 수신 감소 폭은 2003년 3월(24조2000억 원) 이후 월 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다. 9월 말 현재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잔액도 각각 1조1000억 원, 3조5000억 원 줄었다.
9월 중 은행들의 기업 대출은 4조9000억 원 늘어 8월(3조9000억 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8월 2조1000억 원에서 9월 3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
자금시장이 위축돼 회사채, 기업어음(CP), 주식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대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