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모비스’ 부회장 전출

  • 입력 2008년 9월 27일 03시 00분


재계 “사실상 좌천” 해석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대표적 전문경영인 중 한 명인 김동진(58·사진)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부회장이 26일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전격 전보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그룹 내 핵심 업종인 부품 부문에 대한 글로벌 경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전문가인 김 부회장을 현대모비스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킬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차원에서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기술연구소장을 지낸 김 부회장을 전출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와 관련해 그룹의 공식 설명과는 달리 ‘사실상의 좌천’이라는 시각이 재계에서는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기업인 현대차에서 총괄 부회장을 맡아 사실상 그룹 내 ‘2인자’ 역할을 했던 김 부회장이 현대차보다 ‘격’이 낮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또 그가 옮겨간 현대모비스에서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부회장만 맡은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어려움을 겪던 시점에 김 부회장이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성’의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김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양성소’로 통하는 현대모비스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다시 핵심 보직에 ‘컴백’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잘나가던 임원이 ‘물을 먹었다가’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가 적지 않았다.

한편 현대차그룹 계열 증권사인 HMC투자증권의 박정인 회장은 이달 3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그룹 측이 밝혔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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