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채기에 브릭스는 독감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6분


미국발(發) 금융 위기로 중국, 러시아 등 브릭스 증시의 변동이 더욱 심해졌다.

최근 한 달 동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가 2.7% 하락한 반면 MSCI 신흥국 지수는 11.6% 하락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23일 ‘브릭스의 주가 하락이 더 가팔랐던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융위기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의 변동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선진국 금융회사들이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였고, 신흥국의 단기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나타났기 때문.

특히 최근 가장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인 곳은 바로 중국, 홍콩 증시다. 최근 9,000 선으로 하락한 홍콩 H지수는 19일 15.53% 폭등하는 등 시장의 추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또 “브라질 역시 미국계 펀드 비중이 높아 미국발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외국인 투자보다 국내 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허 연구원은 “러시아 기업들은 주로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며 “최근 주가 급락으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700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신흥시장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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