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 비중 18%→40%로 늘린다

  • 입력 2008년 7월 29일 20시 32분


국민연금 기금이 주식과 자원개발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 투자비중을 2012년에는 전체 자산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한다. 지금까지 이 기금은 운용자산을 주로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투자해왔다.

수익률을 지금보다 높여 기금 고갈시기를 연장하려는 것이지만 투자 성과가 나빠지면 국민 노후자금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박해춘 이사장은 29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운용자산의 17.5%인 주식투자 비중을 2012년 말까지 40%로 올리고, 대신 채권비중은 80%에서 50%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올 6월 말 현재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자산 227조6000억 원 가운데 31조9000억 원(14%)을 국내주식에, 9조 원(4%)을 해외주식에 각각 투자하고 있다.

기금 자산은 2012년 경 4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돼 국민연금 계획대로라면 이 시기에 160조 원을 주식으로 운용하게 된다. 주가가 지금과 같은 수준이라면 앞으로 4년 간 120조 원이 국내 또는 해외 증시에 추가로 투입되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또 부동산 및 사회간접자본(SOC),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사업 등 대체 투자 비중도 같은 기간 2.5%에서 10%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투자의 비중도 20%까지 높이기로 했다.

박 이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자산가격이 하락 국면을 맞고 있다"며 "외환위기 당시 한국 경제의 위기가 해외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됐듯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는 한국이 해외 자산에 투자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또 우리금융지주 한국산업은행 등 민영화 대상 금융 공기업과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이 끝난 정부보유 기업에 대해서도 투자할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전 세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주식 투자 비중을 급속히 늘리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글로벌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주식투자에서 10.7%의 손실을 봤다.

강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위험자산 투자는 기대 수익률이 높은 만큼 손실이 날 가능성도 크다"며 "투자성과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기금운용기구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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