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 채권 - 원화 ‘트리플 약세’

  • 입력 2008년 6월 10일 03시 00분


유가급등-인플레 우려 계속땐 충격 재연될 수도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9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값, 원화가치가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8.30원 급등한 103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날 환율이 원유 가격 급등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달러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주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장중에 배럴당 139달러 선까지 폭등했다.

고유가 충격으로 인한 증시 하락도 원화가치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직전거래일인 5일보다 23.35포인트(1.27%) 하락한 1,808.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7.09포인트(1.10%) 내린 637.00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한때 47.15포인트(2.57%)나 급락해 1,785.16까지 밀리며 1,800 선이 무너졌지만 차츰 하락폭을 줄여 1,800 선을 회복했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폭락한 영향으로 다른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2.13% 하락했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1.79% 내렸다. 베트남 VN지수는 1.33% 하락했다.

채권수익률은 급등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금리는 5.67%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5년만기 국고채금리는 5.80%로 0.20%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채권값 하락이 유가 급등 및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12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 급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퍼진 것도 채권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현재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최우선 변수라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금융시장은 추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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