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수사에 움츠린 삼성 ‘공세적 방어’ 움직임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이른바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이후 ‘눈이 펑펑 올 때는 마당을 쓸지 않는 법’이라며 수세적 태도를 보였던 삼성그룹이 최근 ‘공세적 방어’로 돌아서고 있다.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하자”는 목소리도 커지는 한편 대외적으로 민·형사 소송도 불사한다는 태세다.

○“억지주장 당당하게 대응하자”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삼성SDS는 최근 사내(社內) 게시판에 홍보팀장 명의로 “회사와 그룹을 음해하는 일련의 각종 제보와 보도에 대해 우리 모두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응해 나가는 삼성SDS인이 되자”는 글을 올린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이 글은 “얼마 전 모 방송이 ‘삼성SDS 전산망 운영비로 비자금 수백억 원 조성 의혹’이란 내용을 보도했는데 관련 출금명세 등을 확인하면 비자금 운운이 얼마나 황당하고 억지 주장인가를 명백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회사(삼성SDS)는 그동안 정도(正道)경영, 투명경영, 시스템경영을 실천하고 무엇보다도 선진 회계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기업윤리에 어긋나는 그 어떤 행위도 한 적이 없는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매체에 10억 손배소도

또 삼성전자 홍보팀의 P 차장은 11일 ‘수출 운임을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에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오보”라는 요지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모 일간지 기자 출신인 P 차장은 ‘삼성전자가 프레시안에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는 프레시안 측 주장에 대해 “브랜드 가치가 17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받는 막대한 이미지 손실에 비하면 결코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특검 초창기만 해도 이런 대응은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특검의 적법한 수사와 일부 언론 등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구분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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