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오늘부터 2차수사 착수…공소제기에 집중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차 수사 기간(60일)이 끝남에 따라 10일부터 2차 수사에 착수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한 특검팀은 비자금 의혹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창왕찰래(彰往察來)’라고 말했다. 지나간 것을 밝히고 미래를 살핀다는 뜻이다.

특검팀은 9일 오후 ‘e삼성 고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사장은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인사팀장, 구조조정본부 인력팀장을 거친 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스원 사장을 지냈다.

‘e삼성’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인터넷 사업인 회사 운영과 관련해 적자가 나자 제일기획 등 계열사가 지분을 매입해 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의혹으로 주요 임원이 고발당한 사건이다. 특검팀은 이 지분을 매입해 이 전무의 ‘경영 실패’를 보전해주고 계열사에 손실을 끼쳤는지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또 찾아낸 1300여 개의 차명 증권계좌 중 600여 개에 대한 추적 및 분석 작업을 거의 마쳤다. 나머지는 특검팀의 요청으로 금융감독원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차명 자금의 원천과 주식 투자로 늘어난 자금의 규모를 확인 중이다.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가 11일 소환되면 로비 의혹 수사도 본격화해 로비의 목적 및 금품의 규모, 대가성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9일 소환 조사한 이 전 사장을 상대로 로비 관련 부분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금품 로비를 한 일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특검팀은 이학수 삼성 부회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부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조사했다. 삼성 에버랜드 사건은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의 주도 및 공모 여부가 핵심이다.

특검팀은 연장된 한 달의 수사 기간에 ‘선택’과 ‘집중’을 해 의혹 규명보다는 공소 제기를 할 수 있는 쪽에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