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O.1]한국, 다시 세계경영에 나서자

  • 입력 2008년 2월 25일 02시 50분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한국의 기업들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넘버원’을 목표로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 간 시장 문턱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 안주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장 동력 확충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른 조직 재정비도 급물살을 타고있다.》

두산그룹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7월 미국 잉거솔랜드의 밥캣(소형 중장비) 등 3개 사업부문을 5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는 물론 세계 건설장비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두산이 이처럼 과감한 M&A를 추진한 것은 건설중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로 두산이 인수한 3개 사업부문은 모두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밥캣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38%, 43%나 됐다.

두산은 이들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단 번에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건설중장비 시장에서 3500여 개 판매망과 20여 개 생산 공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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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넘버원, 총수가 진두지휘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그동안 역점을 뒀던 글로벌경영과 품질경영을 발판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주력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계획대로라면 내년 말 해외생산 300만 시대를 맞게 되고, 국내생산 목표치인 301만 대를 합하면 600만 대 생산규모를 갖춰 생산규모 면에서는 세계 3위인 포드(601만 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또 최근 제니시스를 앞세워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시장에서 프리미엄 세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5차례에 걸쳐 90일 이상을 해외 현장에서 보냈다. 최 회장이 발로 뛴 글로벌 경영의 성과는 그룹 전체의 해외수출로 연결돼 지난해 약 27조 원의 수출 목표를 달성했다. 올해 수출 목표는 30조 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최고 경영진 20여 명을 이끌고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직접 방문했다. 그룹 자체가 글로벌 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현장 감각을 익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 10조7000억 원 △매출 101조 원 △수출 526억 달러 등 역대 최고의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고객이 인정하는 진정한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해 공격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경영의 기초를 다졌고, 올해 글로벌 경영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태국 방콕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과 함께 ‘해외사업 진출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후 그룹 경영기획실 내 글로벌 경영을 총지휘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계열사별로 진출 가능한 해외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사업 검토를 진행했다. TF는 2008년 현재 1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11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은 ‘글로벌 엑설런스를 통한 가치경영’이라는 경영방침을 정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등의 주력시장인 중국 베트남 유럽 등지에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효성은 현재 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지에 있는 40여 개의 해외지사에서 5000여 명의 현지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또 지난해 동국무역의 중국 스판덱스 공장을 인수했고, 앞서 2006년엔 독일 아그파 포토를 인수하는 등 M&A에도 적극적이다.

삼성그룹은 4월 중 특별검사 수사가 끝나야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다시 뛰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이스라엘의 비메모리반도체 업체인 ‘트랜스 칩’을 인수하고 그룹 안에 ‘신수종사업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으나 10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사태로 모든 경영활동이 사실상 중지됐다.

○ 조직문화도 글로벌 기업에 맞게 재정비

현대모비스는 최근 국내 기업 최초로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로 만든 글로벌 사보를 발행했다. 해외법인 현지인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LG그룹은 인사 물류 금융시스템을 글로벌 경영에 맞게 재정비하고 있다. 직급체계 평가 보상 등 인사제도를 전세계적으로 통일했고 외국인 임원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LG전자는 최근까지 최고전략책임자, 최고마케팅책임자, 최고구매책임자를 외국인으로 영입한 데 이어 3, 4월에는 최고인사책임자도 외국인을 영입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올해부터 ‘회사 내 회사’인 CIC 제도를 도입하는 등 모든 조직을 글로벌 체제로 바꿨다.

주요 그룹 총수 신년사 화두
핵심 주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미래에 대비하는 능력 확보에 주력하자”
최태원 SK 회장“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구본무 LG 회장“고객이 최우선이라는 핵심가치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신격호 롯데 회장“각자 실정에 맞는 개혁프로그램을 작성해 실천하자”
이구택 포스코 회장“올해를 제2의 성공신화 창조 원년으로 삼자”
허창수 GS 회장“투자를 두려워하지 말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업계 1등 가치 창출해 그룹 주가 10만 원대 만들자”
조양호 한진 회장“신규사업과 신시장 적극 개척하자”
김승연 한화 회장“신 성장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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