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MS 인수제안 거부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5분


이사회 “주당 31달러는 너무 헐값”

MS, 인수가격 높여 다시 시도할 듯

야후 이사회가 446억 달러에 이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야후 이사회는 8일 회의에서 주당 31달러를 제시한 MS의 인수 제안은 야후의 가치를 과도하게 저평가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야후 이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11일 MS 측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MS는 1일 지난달 31일 기준 야후의 종가(주당 19.18달러)에 62%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31달러에 야후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야후 이사회 측에 공식 제안했다.

야후 관계자는 9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야후 이사회는 MS 측이 최근 야후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기회를 활용해 야후를 헐값에 사들이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야후는 주당 40달러 이하의 인수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야후의 인수 제안 거부는 야후 측이 구글과의 검색시장 광고 협력 등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야후 이사회는 회사의 독자 생존을 지킬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S가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S로선 야후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야후의 주요 주주들을 직접 공략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MS가 야후를 손에 넣기 위해 주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야후 이사회 교체까지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야후와의 정면대결은 야후 핵심 인력의 이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인수가격을 높이는 방법으로 야후 이사회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현금이 풍부한 MS가 주당 인수가격을 35달러까지 높여 인수 제안을 다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MS의 야후 인수 여부에 따라 인터넷 시장의 판도는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검색시장의 1인자 구글은 MS의 야후 인수 제의에 대해 인터넷 시장에서 경쟁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한 뒤 야후에 전략적 제휴를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구글은 시장점유율 62.4%로 압도적인 1위이며 야후는 12.8%, MS는 2.9%에 그치고 있다.

야후는 지난해 창업자 제리 양 씨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광고 매출이 약세를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후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 감소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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