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100마리 용’ 세계시장 바꾼다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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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타타자동차-中하이센스 등

저비용 무기로 급성장 ‘위협’

■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

타타 자동차는 인도에서 가장 큰 승용차 제조업체. 이 회사는 최근 델리오토엑스포에서 세계에서 가장 싼 10만 루피(약 239만 원)짜리 승용차 ‘나노(Nano)’를 선보이면서 국제적인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자사(自社)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프랑스에선 평면 TV 부문 최고 브랜드로 꼽힌다.

개발도상국의 ‘얼굴 없는’ 제품이 최근 세계 각국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2008 BCG 100 뉴글로벌 챌린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타타 자동차와 하이센스 등 개도국의 신흥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신흥 100대 기업의 도전장

BCG 보고서에 소개된 ‘뉴글로벌 챌린저’는 중국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이집트 헝가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폴란드 러시아 태국 터키 등 14개 고성장 개발도상국에서 뽑은 100대 우수 기업이다.

중국에 41개 기업이 몰려 있는 가운데 인도(20개) 브라질(13개) 멕시코(7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흥 100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저(低)비용의 자원’이다. 인력이 풍부하고 원자재가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다. 이를 무기로 점점 세계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 최대의 이륜차 수출업체인 바자즈 오토는 인도 외에 9개 국가에서 최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2006년 매출액은 22억 달러(약 2조680억 원)로 2000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 신흥 글로벌 거인에 대비하라

신흥 100대 기업의 공통점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대 기업의 2004∼2006년 연평균 성장률은 29%였고, 2006년 총매출액은 약 1조2000억 달러(약 1128조 원)였다.

BCG 보고서는 “신흥 100대 기업은 매출, 수익률, 주주가치 창출 면에서 기존 업계 선도 기업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흥 100대 기업 중 14개 기업은 이미 업계 글로벌 리더로 도약했다. 중국 하이센스, 인도 바자즈 오토 등 자체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는 기업도 29개나 된다.

물론 약점도 있다.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고, 전 세계 소비자 유통망이 약하며 자체 개발한 지적 자산도 별로 없다.

BCG 서울사무소 이병남 대표는 기존 업계 선도 기업들에 대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쌓고 △기술혁신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며 △신흥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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