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법도 못지키니 외국인 투자 안온다”

  • 입력 2008년 1월 9일 02시 57분


‘인베스트 코리아’ 정동수 단장, 정책당국 마인드 지적

“우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외치는 동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인터내셔널 베스트 프랙티스’를 지향합니다. 세계 평균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거죠.”

KOTRA 산하 외국인 투자 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 코리아’의 정동수(52·사진) 단장은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투자유치 태스크포스(TF)에 대한 보고를 마친 후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도 세계 경제 순위 10위권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단장은 “한국은 높은 임금 상승률과 비싼 땅값,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고비용 국가가 됐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반(反)외자 정서를 없애고 외국인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성장을 우선시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투자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서도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단장은 한국이 ‘외국인 투자 유치 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준법(準法)’을 꼽았다.

“노조가 불법 행위를 저질러도 공권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법이 있으면 뭐 하냐’는 불평이 나오고 있어요.”

정 단장은 “외국인 투자가 활발한 국제도시가 되려면 영어방송 체제라도 갖춰야 하는데 서울에서는 특수 수신장치가 없으면 아리랑 라디오 영어방송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에서 액체화물을 가장 많이 다루는 울산 온산항에 다국적 물류업체가 몰려있지만 안전수칙은 한글로만 돼 있다”며 정책 당국의 세계화 마인드 부족을 꼬집었다.

정 단장은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상무부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홍기화 KOTRA 사장이 ‘삼고초려’해 2006년 2월에 영입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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