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자녀 학부모, 환율변동 손실 줄이는 5가지 방법

  • 입력 2008년 1월 5일 03시 40분


[1] 선물환 거래 이용하라

[2] 외화예금에 가입하라

[3] 시기별 분산매매하라

[4] 현지부동산 등에 투자

[5] 수수료 할인혜택은 꼭

증권사 임원인 김모(48·서울 강남구 도곡동) 씨는 2004년 7월 초등학생 아들(13)과 딸(12)을 캐나다 밴쿠버의 한 공립학교로 유학 보냈다. 김 씨는 이후 매년 초에 1년치 생활비와 학비를 한꺼번에 캐나다로 송금했지만 올해는 송금 방식과 시기를 놓고 망설이고 있다. 캐나다달러당 원화는 지난해 1월 2일 803.76원이었지만 이달 2일엔 954.34원으로 1년 만에 18.7% 급등(캐나다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했다. 그는 “연초에 2000만 원 이상의 돈을 보내기 때문에 지난해 초 선물환 거래로 캐나다달러를 미리 사뒀다면 360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에 비해 미국에 자녀를 조기유학 보낸 정모(40·여·서울 성동구 옥수동) 씨는 요즘 마음이 한결 가볍다. 정 씨는 “지난해 상반기(1∼6월)에 미국 달러가 크게 떨어졌을 때 달러를 사서 외화예금에 예치해 뒀다”고 말했다.

유학을 떠나는 대상국이 이전보다 다양해지고, 달러화 약세 속에서 각국 통화 가치가 요동침에 따라 자녀를 해외에 보낸 학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처럼 환율 변화가 큰 때에는 자녀를 유학 보낸 학부모들도 다양한 ‘환(換)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불필요한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중국 위안화-일본 엔화 강세 지속 전망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6년 해외로 유학이나 이민을 떠난 초중고교생은 4만5431명. 미국(31.9%)이 가장 많았지만 중국(15.8%) 동남아시아(14.6%) 캐나다(13.5%) 호주(4.8%) 뉴질랜드(4.6%)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그만큼 자녀를 유학 보낸 학부모들은 각국의 환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위상은 크게 실추됐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에 오르는 등 나라별 화폐가치도 크게 변동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캐나다달러가 2007년 1월 796.7원에서 11월에 949.7원으로 19.2% 급등했고 호주달러(12.4%) 유로화(11.4%) 뉴질랜드달러(11.1%) 등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반면 미국 달러는 대체로 약세였다.

또 올해에는 환율 변화의 방향이 다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유럽의 성장률 둔화, 이미 지나치게 오른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등을 고려해 올해 유로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 환율 오를 것 같으면 미리 확보

자녀를 유학 보낸 학부모로서는 자녀가 있는 나라의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이 가장 두려울 수밖에 없다. 같은 원화로 살 수 있는 외화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의 환율이 앞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현재의 환율 수준으로 외화를 미리 사두는 선물환(先物換)거래나 외화표시예금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3일 현재 외환은행에서 1년 뒤 사용할 캐나다달러를 현재 환율 수준으로 2000만 원 정도 미리 확보하고 싶다면(선물환 거래), 일단 보증금으로 2000만 원의 8.3%인 166만 원만 먼저 내고 선물환율로 캐나다달러(약 2만1082달러)를 산 뒤 보증금을 뺀 1834만 원은 1년 뒤에 내면 된다. 단 일부 은행은 선물환거래의 최저금액 제한이 있다.

은행 외화예금에 가입하면 현재 환율로 외화를 미리 확보할 수 있지만 원화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여유가 있다면 자녀가 가 있는 나라의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면 원화가치 하락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문수평 한국씨티은행 컨설턴트는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입 시점을 나눠 분산 매매해야 한다”며 “목표 금액을 정해 놓고 꾸준히 사 외화적금이나 외화 적립식펀드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은행별로 환전 수수료의 70%를 할인해 주는 △인터넷 환전 △환율우대제도 △환전 수수료 인하 캠페인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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