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다양한 종무식 분위기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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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게… 조촐하게… 봉사로 마무리

표정은 각각 달라도 새해 소망은 하나

한 해를 결산하는 각 기업의 종무식이 연말을 앞두고 잇따르고 있다. 올 한 해 성적표에 따라 기업들의 종무식 분위기도 크게 엇갈린다. 그만큼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는 게 재계의 소회다.

○ “새해엔 새롭게 도약” 결의 다져

LG, 금호아시아나, 한진, 현대중공업, 포스코, STX 등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낸 그룹은 상대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한 해를 마무리했다.

특히 LG필립스LCD는 20, 21일 경북 구미공장과 경기 파주공장에서 ‘아듀 2007 락(樂) 페스티벌’ 행사를 열고, 권영수 사장 등 고위 경영진 6명이 직접 무대에 올라 색소폰을 부는 등 깜짝 밴드 공연을 펼치며 올해 성과를 자축했다.

반면 김승연 회장의 폭행사건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한화그룹은 이날 계열사별로 조촐한 다과회를 열어 종무식을 했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그동안 유예됐던 글로벌 경영이 내년에는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며 “다시 잘해보자며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올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현대차 노사가 1997년 이후 10년 만에 임금단체협상을 무파업으로 타결한 데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에도 성공해 31일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로 종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올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성장 정체 국면에서 확실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긴장감 속에 계열사별로 종무식을 하고 있다.

새해 초부터 특별검사 수사가 예정돼 있는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은 31일 별도로 조촐한 종무식을 연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기념비적인 해로 삼으려 했으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사태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주택경기 침체로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낸 건설업계는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 종무식을 치렀지만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31일이 연말 대목인 만큼 특별한 종무식 행사 없이 영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 패션쇼… 코스프레 파티… 태안으로…

회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톡톡 튀는 종무식도 빠지지 않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 디자인본부는 26일 서울 시내의 한 카페를 빌려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 파티’를 진행했다. 디자이너들의 창조적인 발상을 발현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오롱그룹 내 FnC코오롱, 코오롱패션, 캠브리지 등 3개 패션 계열사도 31일 경기 과천시 본사 로비에 레드카펫을 설치하고, 출근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패션쇼를 진행한다.

삼성SDS는 28일 사내 인터넷TV(IPTV) 시스템을 통해 각자 자신의 모니터 앞에서 김인 사장의 송년사를 들었다. KT는 남중수 사장이 31일 100개 부서를 선정해 깜짝 방문할 계획이다.

일부 기업은 종무식 대신 사회봉사활동에 나선다. 신세계는 정용진, 구학서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500여 명이 31일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충남 태안군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월드건설도 이날 태안군으로 향한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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