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원 규모 시리아 신도시 설계 따낸 희림건축 정영균 대표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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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건축 설계 세계 톱10으로”

“한국의 건축 기술로 서울 면적의 2.5배에 이르는 해외 신도시를 설계합니다.”

건축설계회사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정영균(49·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수서동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2010년 매출액 250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달성해 건축설계 분야 세계 톱10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당찬 포부는 최근 잇따르는 굵직한 해외 수주가 뒷받침해 주고 있다. 올해 7월 143억 원 규모의 7성급 호텔(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 설계 계약을 따낸 것을 비롯해 8월에는 서울 면적의 2.5배인 중동 예멘 신도시 마스터플랜 설계 계약을 수주했다. 또 이달 28일에는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 부근 600만 m²의 대지에 대학과 메디컬센터, 골프장 등을 짓는 설계 용역을 따냈는데, 용역비만 500억 원에 이른다. 건축설계부문에서 100억 원대의 계약은 초대형 사업으로 꼽힌다.

희림이 이처럼 활발한 해외 사업을 진행하기까지 비싼 수업료를 여러 번 치렀다.

“해외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2000년 홍콩 초고층 주상복합 설계 공모전에서 1등을 했지만 발주처가 설계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바람에 첫 해외 작품을 허공에 날리기도 했어요. 실력뿐만 아니라 계약의 노하우도 쌓을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죠.”

최근 해외 수주 호조로 희림은 3분기(7∼9월)에 분기로는 가장 많은 매출(300억7900만 원)과 영업이익(55억5900만 원)을 냈다. 2000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上場)한 희림은 이달 14일 주가가 1만8000원을 넘어서면서 신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희림은 7월 창업주인 이영희 회장이 보유 지분 25%를 전문경영인인 정 대표에게 넘겨 ‘아름다운 은퇴’로 주목받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4%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10년에는 5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정 대표는 1994년 희림에 부장으로 들어와 200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희림이 설계한 대표적 건축물로는 인천국제공항과 W서울워커힐, 동아미디어센터 등이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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