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人3色 독자체험기]로봇청소기 직접 써보니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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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진공청소기 하나쯤은 갖고 계시죠? 그런 진공청소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방과 방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청소를 하고 배터리 충전까지도 알아서 하는 똑똑한 살림꾼, 로봇청소기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로봇 청소기가 이제는 TV나 냉장고처럼 혼수 목록에 포함될 정도죠. 수입 제품부터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 만든 로봇청소기 제품까지 10여 종에 이릅니다. 가격대도 20만 원대의 실속형부터 200만 원이 넘는 고가(高價)제품까지 다양하죠.

과거 로봇청소기의 기능은 먼지를 쓸어 담는 진공 흡입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물 청소 기능을 갖춘 제품이나 물걸레를 장착한 제품, 미세먼지 필터를 강화한 모델 등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죠. 그런데 로봇청소기가 비싼 가격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로봇청소기를 돌린 후 한 번 더 청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이런 고민들을 풀기 위해 동아경제 독자체험단 3명이 로봇청소기를 직접 써봤습니다. 체험 제품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로봇청소기 브랜드 아이로봇(룸바570, 소비자가 59만8000원)과 유진로봇(아이클레보 프리, 64만9000원)의 대표 제품으로 선정했습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송수화 씨

30세, 서울 서초구 잠원동, 가하TS 웹디자이너, 주말만큼은 청소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결혼 2년차 주부.

시간 예약 기능 덕에 외출도 편하게

○ 룸바 ★★★★ 아이클레보 ★★★★☆

소음 면에서는 아이클레보가 탁월했어요. 가구와 살짝만 부딪쳐도 방향을 바꿔 가구 손상도 적을 것 같아요. 좁은 공간에 들어가면 바로 방향을 틀어 빠져나왔어요. 시간 예약 기능이 있어서 장을 보거나 외출할 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품의 높이가 높아서 소파나 침대 밑 청소는 어려워요.

룸바는 청소기 본체 높이가 낮아 침대나 가구 밑도 깨끗이 청소하더군요.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를 집중적으로 청소하는 ‘가상벽’ 기능이 있어 오염된 바닥 부분만 집중적으로 청소할 수 있고요. 하지만 제품의 전면 재질이 딱딱해서 가구와 부딪치면 결혼할 때 장만한 비싼 가구가 상할 것 같더군요. 막다른 벽이나 공간에 들어갔을 때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멈춰 버려서 소파 밑 깊숙이 들어갔을 때 꺼내기가 어려웠어요. 리모컨 크기도 너무 커서 부담스러워요.

제품 체험 전에는 룸바를 살까 고민했는데 저는 시간 예약 기능이 편리한 아이클레보가 더 끌리네요.

채성석 씨

50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가사일 외에도 등산, 동창회, 신앙생활로 하루하루가 바쁜 베테랑 전업주부.

일반 진공청소기보다는 답답했어요

○ 룸바 ★★★★★ 아이클레보 ★★

제가 나이 든 사람이라서 그런지 로봇청소기가 바닥을 닦아 봐야 ‘얼마나 깨끗하겠나’ 했거든요. 룸바는 방문턱을 거뜬히 넘더군요.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녀 청소 효과도 좋았어요. 지정해 준 구역 청소를 끝내고 원위치로 돌아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더군요.

하지만 장애물이 없는 공간에서는 직진(直進)으로만 움직여 주변을 제대로 청소하지 못하더군요. 오염물질을 감지하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청소기 앞부분에 장착된 센서가 부딪치면서 이동하는 탓에 바로 옆의 먼지를 두고 빙 돌아서 청소를 하더군요. 소음은 일반 청소기와 비슷했어요.

아이클레보는 힘이 약해서 카펫의 얇은 턱도 넘지 못했어요. 제품 높이가 높아서 구석구석 청소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흡입력도 룸바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았고요.

두 제품 다 써보니 일반 진공청소기에 비해 답답한 점도 있었지만 청소할 시간 없을 때는 유용할 것 같아요. 가격이 저렴하다면 룸바를 구입하고 싶군요.

장원우 씨

31세,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바움컴 홍보기획자, 같이 사는 부모님을 위해 청소기 구입을 고려하는 큰아들.

청소구역 스스로 인식… 놀랍던데요?

○ 룸바 ★★★★ 아이클레보 ★★★☆

룸바는 흡입 전력이 60W에 사이드브러시가 6개나 달려서 청소 능력이 뛰어났어요. 청소 구역을 스스로 인식하는 기능도 좋았어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청소가 가능해요. 그 대신 리모컨 크기가 너무 크고 문턱을 넘기에는 바퀴를 구동하는 힘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아이클레보는 룸바보다 흡입력이 강하고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청소기 사용시간이 길었어요. 하지만 방과 방 사이를 스스로 다니지 못해 청소기를 직접 들고 이동해야 했어요. 먼지통 분리도 좀 불편하고요.

부모님이 쓰기에는 리모컨 사용이 편리하고 사용법이 단순한 아이클레보가 더 좋을 것 같더군요. 한 번 예약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청소가 가능한 예약기능이 있어서 부모님의 수고를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라면 로봇청소기 브랜드로 친숙한 룸바를 선택할 것 같아요.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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