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덤벼라, 메이드 인 저팬”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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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시험장 등 전격 공개 “안전성-연비 결코 안뒤져”

11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종합기술연구소의 ‘충돌시험장’.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하는 ‘세라토’가 시속 56km로 달려 콘크리트 벽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차량 앞부분이 뭉개지면서 유리와 금속 등 파편이 튀었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있던 마네킹은 멀쩡했다.

백윤호 현대차그룹 차량충돌성능개발팀 수석연구원은 “이 정도면 가벼운 부상만 입고 걸어 나올 수 있다”면서 “우리가 만든 차들은 이처럼 엄격한 충돌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안전성을 입증받았다”고 강조했다.

○ 한판 붙자, 도요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반격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본산인 종합기술연구소를 전격 공개하고 ‘안방 지키기’ 전략 마련에 나선 것.

현대차그룹이 종합기술연구소를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내년에 수입되는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 대중차의 대대적인 공세에 ‘그냥 당하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실험실은 충돌시험장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파워트레인 연구소’ ‘풍동시험장’ 등 3곳.

특히 축구장만 한 크기의 풍동시험장과 이 안에 설치된 아파트 3층 높이의 거대한 송풍기는 보는 사람을 압도할 정도였다.

풍동시험장은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이 공기 저항을 극복하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한 곳이다.

이정호 현대차그룹 기능시험1팀 선임연구원은 “풍동시험은 진정한 명품차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며 “내년 초 선보일 최고급 세단 제너시스는 경쟁 차종인 벤츠 E클래스보다 연비와 안정성이 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 R&D만이 살길

2003년 현대차의 울산연구소와 기아차의 소하리연구소를 하나로 통합해 출발한 ‘종합기술연구소’는 최신 설비와 정예 인력을 갖춘 세계적인 연구개발단지다.

347만 m²(약 105만 평)에 70종의 노면을 갖춘 종합주행시험장과 엔진 트랜스미션 실험동, 디자인 연구소 등 기반 연구시설을 두루 갖췄다.

현재 이곳에는 8000여 명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친환경자동차, 지능형자동차 같은 미래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 현대차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종합연구소의 R&D 기술이 든든한 바탕이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장인 이현순 사장은 “독일과 일본의 수입차들이 거센 공격을 하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기술과 품질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면서 “충분히 붙어 볼 만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화성=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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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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