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기자의 digi談]휴대전화 ‘유심카드’ 요금인하 폭발력

  • 입력 2007년 9월 11일 03시 01분


고작 손톱 크기의 ‘유심(USIM)카드’가 약 20조 원 규모의 이동통신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심카드가 무엇이기에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유심카드는 KTF의 ‘쇼’와 같은 3세대(G)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가입자인증모듈(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카드’를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동통신 가입자 정보를 휴대전화에 저장했지만 3G 서비스부터는 손톱 크기의 작은 카드에 따로 담은 뒤 휴대전화 뒷면에 끼워 사용합니다. 개인 인증 기능과 휴대전화를 분리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직 이름이 생소하지만 이미 국내에서 240만여 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 유심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G 가입자가 240만 명으로 늘어났으니 말이죠.

유심카드가 대중화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나의 유심카드를 빼내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에 끼운 뒤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기기 변경을 하려면 대리점을 찾아가야 했지만, 유심카드는 카드를 바꿔 끼우는 것만으로 휴대전화를 바꿀 수 있죠. 이 때문에 국내 통신기업인 SK텔레콤과 KTF는 아직 유심카드를 바꿔 끼울 수 없도록 잠금장치(록·lock)를 걸어 놓고 있습니다.

유심카드가 대중화되면 통신기업들은 제조기업에 대한 장악력을 잃습니다. 휴대전화를 통해 서비스를 구현하는 주도권도 약해집니다. 휴대전화 제조기업이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외에 노키아, 소니에릭손 등 해외 기업들이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일도 손쉬워지죠. 이것이 유심카드가 통신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이유입니다.

통신사업자들은 △무선인터넷 등 부가 서비스가 어려워진다 △휴대전화 분실 시 찾기가 어려워진다 △휴대전화 보조금제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올 9월부터 잠금장치를 일부 해제하는 데 소극적입니다.

물론 통신기업들의 주장에도 일부 타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심카드가 도입되면 소비자의 요금제와 휴대전화 선택권은 늘어나게 됩니다. “난 복잡한 서비스는 싫어. 통화만 잘되면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심카드 잠금장치 해제가 유리할 듯합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USIM카드 제공 서비스
서비스용도상용화 여부
가입자 인증전화, SMS 이용 시 본인 확인상용화
교통카드금액 충전해 대중교통카드로 이용상용화
마일리지 적립마일리지 카드 대용상용화
증권 거래휴대전화 증권 거래 서비스상용화
모바일 티켓영화, 연극 등 공연 티켓을휴대전화로 구매상용화 예정
모바일 신분증휴대전화를 ID카드로 활용상용화 예정
모바일 신용카드휴대전화에 신용카드 탑재해 결제서비스 제공상용화 예정

자료: 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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