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한통운 매각 가능”…인수전 급물살

  • 입력 2007년 8월 2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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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두권 물류업체인 대한통운에 대한 인수합병(M&A) 작업이 다음 달 초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는 매각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력 업체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인수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2001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통운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맡은 동아건설의 파산으로 2억6700만 달러의 채무를 짊어지면서 피인수합병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다.

리비아 정부로부터 대수로 공사 최종완공증명서(FAC)를 받아야만 대한통운에 대한 M&A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이 24일 FAC 발급 없이도 대한통운에 대한 M&A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다음 달 초부터 대한통운 매각 작업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 측에서는 9월 초 M&A 매각 주간사회사 공고 및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사, 본계약 등의 절차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적인 업체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CJ그룹, 두산그룹, STX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항공, 육상운송 사업으로 성장한 금호그룹은 물류업체인 대한통운 인수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금호그룹 신규사업팀은 이를 위해 M&A 이후 회사의 역량, 두 회사의 사업성격 비교 등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아직 경쟁업체들의 윤곽이 잡히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앞으로 법원의 모집요강에 따라 자금조달의 건전성, M&A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은 4대 주력 분야인 엔터테인먼트, 식품, 바이오, 신유통 중 홈쇼핑과 택배 등을 아우르는 ‘신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대한통운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M&A’의 성공사례로 떠오른 두산그룹 역시 대한통운 인수를 노리고 있다.

이 밖에 롯데, 한진, 동국제강, SK네트웍스 등도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인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한통운의 매출액은 1조1700억 원, 영업이익은 600억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이 1조5000억 원대인 대한통운의 인수금액을 2조∼3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은 골드만삭스 계열의 투자회사인 트라이엄프 인베스트먼트가 25.95%로 최대주주이고, 이어 STX팬오션이 14.73%, 금호산업이 14.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피인수합병 추진 일지
시기내용
2000년 5월동아건설과 결별 선언
2000년 11월재산보전처분 결정, 회사정리절차 개시 결정
2001년 6월법정관리에 들어감
2004년 12월리비아 대수로 공사 인수
2005년 12월리비아 대수로 공사 예비완공증명서(PAC) 취득, 최종완공증명서(FAC) 신청
2007년 8월법원, ‘리비아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해 대한통운 M&A 추진 결정
9월 초매각 주간사회사 선정 공고 등 본격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됨

자료: 대한통운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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