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GM대우 2인승 스포츠카 ‘G2X’ 시승기

  • 입력 2007년 8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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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자동차가 정통 로드스터 모델인 ‘G2X’(사진)를 발표해 자동차 마니아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로드스터는 2인승 컨버터블(오픈카)을 뜻한다. 국내 자동차회사가 현재 판매하는 로드스터는 G2X가 유일하다.

G2X는 GM 산하 브랜드인 새턴의 ‘스카이’라는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국산차라고 볼 수 없다. GM대우차는 23일 인천 영종도에서 신차발표회와 함께 시승행사를 열고 G2X의 모든 것을 공개했다.

○ 성능과 디자인 ‘좋아’

G2X의 날렵한 디자인은 도로에서 주위 운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길게 뻗은 보닛과 짧은 엉덩이는 로드스터의 특징을 잘 나타내 준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돼 세련된 느낌을 줬다. 엔진은 2000cc급 직분사 터보 방식으로 264마력을 낸다. 차체 무게는 1371kg으로 준중형 승용차 수준으로 가볍다. 충분한 출력과 가벼운 차체는 빠른 가속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측정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은 6.5초로 스포츠카의 범위에 들어가는 수치다.

다만 터보엔진의 특성상 3500RPM(엔진의 분당 회전수)을 넘어야 힘이 솟구친다. 그 이하에서는 가속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다.

핸들링은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는 날카롭지만 BMW Z4나 아우디 TT와 같은 로드스터보다는 부드러운 편.

운전대를 돌렸을 때 반응은 스포츠세단을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대신 승차감은 너무 튀지 않아 노면이 좋지 않은 시내 주행도 불편이 없을 듯하다.

영종도 자동차경주장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G2X는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자동변속기도 운전자가 기어의 단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팁트로닉 기능이 없어 스포츠성이 강한 편은 아니었다.

○ 편의성과 가격은 ‘글쎄’

G2X 제원
배기량1998cc
엔진형식직분사터보
최고출력 264마력
최대토크36kg·m
구동방식후륜구동
변속기5단 자동
탑승인원2인
차체길이4092mm
공차중량1371kg
전후륜 무게비율51:49
휠사이즈18인치
최고속도227km/h
연비9.8km/L
가격4390만 원
자료: GM대우자동차

소프트톱(천으로 된 지붕)은 손으로 접었다 폈다 해야 하는 수동방식이다. 작동방식이 간편하긴 했지만 최근 자동방식에 비하면 불편하다.

수납공간이 부족한 것도 단점. 보조석 앞과 시트 사이의 작은 사물함을 제외하면 물건을 넣을 공간이 없다.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컵 홀더에 넣어둔 음료수 캔이 앞으로 넘어져 옷이 젖을 수 있다.

그러나 로드스터는 본래 편의성을 생각해서 만드는 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이 차의 미국 판매가격은 3000만 원 정도. 관세와 한국의 자동차 관련 세금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 가격이 4390만 원인 점은 부담스럽다.

지붕을 열고 다녔을 때는 시속 100km까지 바람이 크게 들이치지 않아 그런 대로 다닐 만했다. 닫았을 때 외부소음 차단은 동급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엔진음의 음색과 크기는 듣기에 나쁘지 않았고 배기음은 굵직한 저음으로 우렁찬 편이어서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는 터보의 터빈이 돌아가는 소리가, 발을 떼면 터보에 의해 생성된 고압의 공기가 밸브를 통해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국산 스포츠카 ‘꿈틀’

국내 스포츠카의 원조는 1990년에 발표된 현대자동차 ‘스쿠프’다. 성능으로 볼 때는 스포츠카라고 부르기 힘들지만 처음으로 스포츠카 형식의 디자인을 채택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현대차는 1996년 티뷰론, 2001년 투스카니를 거치며 성능을 향상시켰지만 이들 모델은 모두 스포츠카에는 어울리지 않는 전륜구동이고, 출력도 높지 않아 ‘스포티카’ 정도로만 불렸다.

기아자동차는 1996년 영국 로터스의 스포츠카 ‘엘란’을 설계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했지만 외환위기 시절을 겪으며 내수 792대, 수출 250대의 초라한 실적을 남긴 채 4년 만에 단종됐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에 고성능 스포츠카인 ‘BK’(개발명)를 내놓을 예정이다. 후륜구동이며 220마력급의 2000cc 터보엔진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또 300마력에 육박하는 3800cc급 6기통 엔진 모델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2009년 발표를 목표로 스포츠카 XK를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G2X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카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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