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르면 내달 SK에너지 주식 공개매수할 듯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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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SK㈜가 이르면 다음 달 SK에너지 주식에 대해 공개매수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SK㈜는 지주회사 법적 요건(자회사 주식 20% 이상 확보 등)을 충족하는 한편 SK㈜에 대한 대주주 지분을 안정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SK㈜ 고위 관계자는 5일 “보유자금 등 현실적 제한을 감안하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정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은 SK에너지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뿐”이라고 말했다.

○ ‘취약한 대주주 지분 끌어올려야’

SK㈜는 현재 17%에 그치고 있는 자회사 SK에너지 지분을 2009년 6월 말까지 2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SK그룹은 이러한 지주회사 법적 요건 충족 이외에도 대주주의 취약한 SK㈜ 지분을 높여 경영권을 안정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SK㈜가 인수합병(M&A) 위협에 놓이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의 SK㈜ 보유 지분은 0.96%에 불과하고, 최 회장 등이 대주주(지분 55%)로 있는 SK C&C(11.2%)와 자사주(17%) 지분을 합쳐도 29%에 머문다.

SK㈜에 앞서 지주회사로 전환한 ㈜LG의 대주주 지분 49.5%는 물론 ㈜태평양(61.7%), ㈜GS홀딩스(45.5%) 등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다.

SK㈜ 관계자는 “이르면 9월 말 공개매수 일정을 확정해 SK에너지 지분 확보를 매듭지을 계획”이라며 “순환출자 정리 등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신주발행에 의한 공개매수 유력’

SK그룹은 공개매수를 ‘신주(新株)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교환’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공개매수는 해당 기업의 전체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신주 발행은 최대주주의 지분을 늘리는 데 유리해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한 LG 태평양 농심홀딩스 등이 활용한 바 있다.

이 방식에 따르면 SK㈜는 SK C&C가 보유한 SK에너지 지분(11.2%)을 넘겨받고, 대신 신주를 주게 된다.

우리투자증권 이훈 연구위원은 “최 회장과 SK C&C가 보유 중인 SK에너지 지분(약 12%)을 2일 종가로 SK㈜ 신주와 교환하면 SK㈜ 보유 지분이 30.7%로 올라서게 된다”고 말했다. 자사주(13.6%)를 포함하면 우호 지분이 약 44%에 이르러, 최 회장은 경영권 위협에서 한숨 돌리게 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신주 발행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일반 주주들이 반대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SK㈜는 공개매수를 통해 SK에너지를 사들이되, 그 대가로 보유 중인 자사주를 주는 ‘자사주 교환’도 고려하고 있다. 대주주로서는 자사주 의결권이 살아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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