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메뉴판에 ‘short 사이즈’(가장 작은 용량)가 없네!

  • 입력 2007년 7월 26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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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유혜영(24) 씨는 최근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즐겨 마시던 핫(Hot) 카페라테 중 가장 작은 용량인 쇼트(short) 사이즈를 주문하려 했지만 메뉴판에 없었다. 쇼트 사이즈가 없어진 줄 알고 500원 비싼 톨(tall) 사이즈를 주문했다. 하지만 나중에 친구들에게서 스타벅스가 쇼트 사이즈를 여전히 팔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속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메뉴판에서만 쇼트 사이즈를 지워 버린 것.》

일부 외국계 커피전문점이 작은 용량의 커피를 메뉴판에서 없애거나 양이 많은 커피만 팔아 ‘얌체 상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1위 업체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3월부터 가장 작은 용량인 쇼트 사이즈(237mL)를 메뉴판에서 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톨 사이즈(355mL)가 가장 작은 사이즈인 줄 알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우유 한 팩이 200mL임을 감안하면 톨 사이즈는 한국인에게는 많은 양.

스타벅스 커피 값은 뜨거운 카페라테 기준으로 쇼트 사이즈(237mL)가 3300원, 톨 사이즈(355mL) 3800원이다. 고객들이 쇼트 사이즈가 없어진 줄 알고 500원을 더 쓰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메뉴판이 복잡해 3월경 고객들이 많이 마시는 톨 사이즈 위주로 바꿨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쇼트 사이즈 하나가 추가된다고 메뉴판이 복잡해진다는 설명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대학생 박샛별(24) 씨는 “국내 스타벅스의 커피 값이 해외에 비해 유난히 비싸다는 지적이 있어 왔는데 스타벅스가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는커녕 교묘한 상술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털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초부터 양이 많은 커피만 파는 커피전문점도 적지 않다.

미국계 커피전문점인 커피빈이 팔고 있는 뜨거운 카페라테는 가장 작은 스몰(small) 사이즈(약 355mL)가 스타벅스 톨 사이즈와 비슷하다.

가격도 4300원으로 같은 용량의 스타벅스 카페라테보다 비싸다. 이 때문에 굳이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는 소비자들까지 비싼 돈을 내고 큰 사이즈를 사먹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탈리아계 커피전문점 파스쿠찌는 아예 카페라테의 사이즈가 뜨거운 음료는 260mL(4000원), 차가운 음료는 300mL(4500원)로 각각 한 가지뿐이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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