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증시 호황에 따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올해 들어 고금리 예금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실질금리는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이자소득세율을 뺀 것으로, 명목금리가 올라가도 물가상승률과 세율이 함께 높아진다면 자금을 은행에 맡긴 고객들은 고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86%로 2001년 9월의 연 4.9%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세율 15.4%) 0.75%(4.86×0.154)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2.3%를 빼면 실질이자는 연 1.81%에 그친다.
실질금리는 2003∼2005년 예금 평균금리가 3∼4%대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8%였을 때는 마이너스나 0%대에 머물렀다.
올해는 1월 실질금리가 2.27%로 2000년 12월(2.95%) 이후 가장 높았으나 이후에는 1%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를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특판 정기예금을 내놓고 있지만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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