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공모 청약에 6조 원 몰려
2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삼성카드 240만 주에 대한 일반 공모 결과, 청약경쟁률 103 대 1에 청약자금만 총 5조9657억 원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공모한 미래에셋증권(5조7987억 원)과 롯데쇼핑(5조2970억 원)을 모두 웃도는 실적으로, 민간기업 공모 사상 최대 규모다. 기관투자가 청약에서도 해외 9조8000억 원 등 국내외에서 총 12조4000억 원에 이르는 주문이 쇄도했다.
삼성카드 공모 주식은 신주 모집 600만 주, 구주 매출(기존 주주가 갖고 있던 주식 일부를 파는 것) 600만 주로 총 1200만 주다. 전체 주식 1억533만 주의 11%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이 가운데 20%는 일반투자자, 20%는 우리사주조합, 나머지 60%는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각각 배정됐다.
○ 삼성 지배구조의 한 축
현대증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카드업계 점유율은 10%(지난해 말 기준)로 LG카드를 인수한 신한금융지주의 카드부문(20%)과 국민카드(11%)에 이어 3위권이다.
그런데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삼성카드가 순환출자 형태의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우선 삼성카드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 주식 64만 주(지분 25.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대주주는 지분 46.9%를 보유한 삼성전자다.
현대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삼성 계열사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삼성카드는 그룹의 자금원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라는 것과 9월 상장 폐지되는 LG카드를 제외하고 유일한 상장 카드사라는 점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삼성카드의 상장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삼성카드 지분을 다 팔아도 그룹 내 삼성카드 지분이 많아 경영권에는 별문제가 없다”며 “삼성전자가 매각자금으로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면 제조업과 금융업의 분리가 가능해지는 구도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상장 첫날 주가는 6만 원 안팎 예상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첫날 주가에 쏠려 있다.
25일 현재 장외주식거래 인터넷사이트인 피스탁에서 삼성카드는 주당 6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도 일단 첫날 상장 후 주가를 6만 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가가 4만8000원이기 때문에, 만약 상장 첫날 종가가 6만 원이라고 쳐도 공모주 투자자들은 주당 1만2000원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된다.
한편 상장 뒤 삼성카드의 시가총액은 6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여 단숨에 시가총액 30위권에 포진할 수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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