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 붙잡으면 엄마 마음 따라와요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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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예꼴예능 어린이집에 오렌지주스 한 박스가 배달됐다.

코카콜라의 주스 브랜드 ‘미닛메이드’가 주부 고소정 씨의 신청을 받아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으로 제품을 보내 준 것이다.

○ 유치원에 선물 배달… 어린이 요리교실…

대형마트에서 주부를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주로 열던 이 브랜드는 지난달부터 주부 대신 자녀들을 겨냥해 유치원이나 학교로 제품을 보내 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최근 주 소비층인 주부 대신 그들의 자녀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자녀를 먼저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린이의 마음을 먼저 잡아 부모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을 사용하는 곳은 식음료 업계뿐 아니다.

LG전자는 지난달 ‘디오스 광파오븐’ 신제품을 내놓고 영어 학습과 요리교실을 결합한 이색 체험 마케팅 ‘헬로 키즈 쿡’ 행사를 시작했다.

11월까지 영어 원어민 요리 강사들이 전국 유치원에서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요리와 영어 노래 등을 가르쳐 준다. 실습 재료를 비롯한 비용은 LG전자가 부담한다.

옥시의 항균 전문 브랜드 데톨은 6월 한 달간 주부 250명을 선발해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유치원에 ‘데톨 항균 핸드워시’ 제품을 보내 주는 ‘엄마가 쏠게’ 이벤트를 열고 있다.

글로벌 청과회사인 ‘돌코리아’도 일주일에 한 번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편식 예방 교육을 하고 요리를 가르쳐 주는 ‘어린이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 비용 많이 들지만 효과는 더 커

주부를 직접 공략하는 것보다 자녀 대상 마케팅이 비용이 많이 들지만 효과는 더 높다는 게 기업들의 반응이다.

한국코카콜라의 김윤나 브랜드매니저는 “자녀를 통해 브랜드나 제품 정보를 듣다 보면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며 “특히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부모를 대신해 기업이 아이들에게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엄마들이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이상규 DA마케팅팀장은 “자녀와 함께하는 체험 마케팅을 통해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주부의 마음을 노린 것”이라며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것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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