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콜금리 인상 ‘콜’?

  • 입력 2007년 6월 9일 03시 08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유동성 급증 현상을 우려하며 하반기(7∼12월) 이후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자금 흐름과 물가 수준에 따라 콜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이 총재의 발언에 영향을 받아 8일 채권금리가 1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4.50%인 현재의 콜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며 콜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유동성 증가세가 금통위의 과제”라며 향후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시중에 자금이 넘쳐 자산가격에 거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금리를 높여 자금 공급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높은 통화증가율이 지속되는 현상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오래 계속되면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리면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 “통화 정책을 추진할 때 고려하는 실물경제에는 성장률만이 아니라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측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성장이 다소 둔화되는 부정적 효과가 있더라도 전체 경제의 균형과 안정을 위해 필요에 따라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방향이 몇 달 새 반대로 갈 순 없다”고 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의 발언에 영향을 받아 지표 금리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연 5.34%로 거래를 마쳐 2006년 1월 11일(연 5.37%) 이후 가장 높았다.

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연 5.28%로 2002년 12월 17일(연 5.28%)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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