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달팽이족’… 집을 갖고 떠난다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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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신양 씨가 구입해 화제가 된 랜드로버 SUV 디스커버리 3 과 캠핑 트레일러 ‘인터내셔널’(위). 인터내셔널은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제공 랜드로버 코리아
배우 박신양 씨가 구입해 화제가 된 랜드로버 SUV 디스커버리 3 과 캠핑 트레일러 ‘인터내셔널’(위). 인터내셔널은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제공 랜드로버 코리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교사 이종화(60·강원 원주시 가현동) 씨는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으려 아내와 매주 전국 방방곡곡으로 캠핑을 떠난다. 매주 짐을 꾸리고 숙소를 예약하는 번거로움은 없다. ‘움직이는 집’ 캠핑카를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다.

레저 인구와 차량 실내 활동이 많은 직장인들이 늘면서 캠핑카는 모양과 쓰임새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동력 캠핑카―무동력 캠핑카 두 종류로 나뉘어

캠핑카의 종류는 크게 2가지다. 버스와 화물차를 개조해 만든 ‘동력 캠핑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이 견인해 끌고 다니는 ‘무동력 캠핑카(캠핑 트레일러)’가 있다.

동력 캠핑카는 크기와 모양에 따라 A, B, C 타입으로 나뉜다. 대형 버스를 개조한 A 타입과 연예인이 주로 타고 다니는 밴을 변형한 B 타입, 화물차를 개조한 C 타입으로 구분된다.

이 씨의 캠핑카는 C 타입에 속한다. 그는 2005년 여름 1.4t 화물차를 구입한 뒤 화물칸을 작은 집으로 개조했다. 인테리어 자재를 하나씩 구입해 부엌과 수세식 화장실, 침상 겸용 식탁을 손수 만들었다. 이 씨는 “비디오와 오디오 시스템까지 갖춰 놓는 데 1000만 원 정도 들었다”며 “어머니 품과 같은 자연과 하나 돼 생활할 수 있는 보금자리”라고 말했다.

무동력 캠핑카는 최근 배우 박신양 씨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씨는 지난해 5월 랜드로버 SUV 디스커버리 3 을 구입한 뒤 차량 뒤에 미국 에어스트림사(社)의 캠핑 트레일러 ‘인터내셔널’을 달았다. 인터내셔널은 내부가 고급 자재로 만든 화장실과 침대, 응접실 등으로 꾸며져 야외 촬영 시 식사와 휴식이 가능하다.

○내년 가평 자라섬에서 ‘세계 캠핑 대회’ 개최

국내 최대 캠핑 포털사이트 오토캠핑은 국내 자동차 캠핑 인구를 5만 가구, 10만여 명이라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한 달에 한 번 이상 캠핑을 떠나는 마니아층은 1만 가구에 달한다. 캠핑 마니아층 중 30%만이 캠핑카를 소유하고 있다. 이유는 비싼 캠핑카 가격 때문이다.

수입 캠핑카의 경우 가격이 최소 8000만 원에서 최고급 차량은 10억 원이 넘는 것도 있다. 최근에는 두성특장차, 세정캠핑카 등 국내 캠핑카 제작 업체가 늘어 4000만 원대 캠핑카도 등장했다.

전문대여업체에서 캠핑카를 빌릴 경우는 4인 가족, 24시간 기준으로 주중에는 17만 원, 휴일과 성수기(7월 14일∼8월 31일)는 24만5000원가량이다.

캠핑카는 지정된 캠핑장에서만 정차할 수 있는데 국내에는 전국 70여 곳에 흩어져 있다. 캠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2008년 7월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세계 40개국 캠핑족이 모이는 ‘세계 캠핑 캐라바닝 대회’도 개최된다.

국내 캠핑 인구의 증가에 비해 캠핑장 등 기반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일본의 경우 1000만 명의 캠핑 인구에 캠핑장만 1500여 곳에 달한다.

오토캠핑 박성호 대표는 “국내 인허가 기준이 까다로워 버려진 농지를 레저 시설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캠핑 시설이 확충되면 건전한 레저문화도 확산시키고 버려진 농지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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