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줄고 세금은 늘고…10대 그룹 “허리가 휜다”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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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대 그룹의 이익은 줄었지만 내야 할 세금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원자재 값 상승, 국내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세금을 더 내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12일 제출된 10대 그룹 68개 계열사의 손익계산서(3월 결산 금융사 및 미공시 계열사 등 제외)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총 26조1576억 원으로 2005년보다 9.44% 감소한 반면 법인세는 총 5조411억 원으로 같은 기간 2.9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27%로 1년 전보다 2.3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설비투자를 하면 세금을 돌려받는 세액공제 혜택이 많이 줄어든 데다 과거에 내지 못해 납부기간이 연기된 세금인 이연법인세가 추가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10조72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늘어났으나 법인세는 1조6317억 원으로 20.5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3조83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40% 급감했으나 법인세는 9399억 원으로 15.22%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1조2081억 원으로 28.18% 늘었으나 법인세는 2983억 원으로 53.29%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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