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2007년 주도주로 떠오르다

  • 입력 2007년 2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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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침체에 빠진 정보기술(IT)주를 대신해서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어줄 '대안 업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코스피지수가 연초 부진을 딛고 강한 오름세로 돌아선 배경에도 은행주의 역할이 컸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주 저평가 매력

올해 들어 은행주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상승률은 16일 현재 15%를 넘었고, 외환은행도 11.9%에 이른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등 주요 IT주를 9046억 어치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입액을 뺀 것)한 반면 금융주는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들은 16일까지 1조1738억 원어치의 금융주를 순매수했으며, 이 중 은행주가 6762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들이 은행주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무엇일까.

모건스탠리증권 박찬익 상무는 "은행주 주가수익비율(PER)이 7~9배 정도로 저평가됐지만 주주 배당에서는 가장 앞서고 있다"며 "만약 한국 증시가 재평가된다면 그 선두에는 은행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상무는 특히 국민은행, 우리지주, 신한지주가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인 중국에서 중국공상은행(30.3배) 중국은행(19.7배) 중국건설은행(18.2배) 등 주요 은행들의 PER가 높아, 상대적으로 PER가 낮은 한국의 은행주들이 외국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새로운 주도주 VS IT부진에 따른 어부지리

은행주들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실적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은행들의 이익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 순이익이 전년보다 9.8% 증가한 2조4721억 원, 신한은행이 25.7% 증가한 1조6592억 원 등 은행권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대출이 늘어나면 은행권의 이익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석중 부사장은 "은행주가 올해 한국의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증시의 체질 변화를 말해주는 의미있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IT업종 등 제조업에 의존하던 한국 증시에서 은행 증권 등 서비스업의 부상은 주가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중심의 증시구조가 선진국형 증시 형태로 볼 수 있지만, 이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부진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어서 달가운 현상만은 아니다"며 금융주 평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은행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면 은행주들도 조정을 받을 수 있고, 차익을 실현한 외국인들의 매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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