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고객예탁금 4년 수익 1조6000억 중 3000억만 돌려줘

  • 입력 200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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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최근 4년 동안 고객예탁금을 운용해 발생한 1조6000억 원대의 수익 가운데 3000억 원 정도만 고객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은 2003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년 10개월 동안 10조 원이 넘는 고객예탁금을 운용해 신탁보수(0.05%)를 제외하고 1조6836억 원을 증권사에 돌려줬다.

증권사들은 이 운용수익의 81%에 이르는 1조3472억 원을 회사 수입으로 챙기고 나머지 3364억 원만 고객에게 돌려줬다. 고객이 맡긴 돈으로 발생한 운용수익의 대부분을 증권사들이 차지한 것.

증권금융은 국내 29개 증권사가 운용을 위탁한 고객예탁금을 국공채와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예금증권(CD) 등 안전자산과 단기상품에 투자해 연 4% 안팎의 운용수익을 내고 있다.

고객 주식계좌에 예치된 예탁금 운용수익을 증권사들이 사실상 독차지하는 것은 예탁금 이용료 명목으로 지급되는 이자가 평균 1%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5개 증권사는 2005 회계연도에 총 4조3848억 원(평균잔액 기준)의 고객예탁금에 대해 350억 원(0.79%)을 이자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예탁금은 주식투자를 위한 예비자산의 성격이 강해 고객들도 수익률에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 증권사들이 불법은 아니더라도 이 틈을 타 관행으로 부적절한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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