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중국 증시, 조마조마 중국 펀드

  • 입력 2007년 2월 7일 22시 08분


회사원 김승현(32·여·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2005년 4월 1000만 원을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 올해 1월 말 펀드 수익률이 30%가 넘은 것을 확인하고 짜릿한 기분을 느낀 것도 잠시,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김 씨는 "일찍 환매(중도 인출)를 했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혹시 주가가 더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 과열을 거듭 경고한 이후 상승세를 타던 중국 증시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2975선까지 치솟았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2600선 언저리까지 떨어지다가 6일부터는 반등세로 돌아서며 2700선으로 올라섰다.

●'홍콩 H지수 주목해야'

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중국 펀드에 투자된 국내 투자액은 2005년 말 1조 6423억 원에서 지난해 말 7조 7026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올해 1월말에는 9조 1765억 원으로 9조 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과열을 경고한 이후부터는 중국 펀드 가입 추세가 주춤한 상태다.

청쓰웨이(成思危)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증시 급등은 일부 우량주 때문이지 증시 전체의 질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증시에 거품이 일고 있으며, 상장기업의 70%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칠 수 있다"며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일단 중국 증시의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증시에는 크게 상하이 종합지수와 홍콩 H지수가 있다. 홍콩 H지수는 중국의 우량기업 130여개로 구성돼 있다. 반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상장 종목수가 1300여개로, 우량업체 뿐 아니라 부실한 기업도 상당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입한 중국 펀드의 대부분은 홍콩 H지수에 투자된다. '본토 주식'으로 불리는 상하이종합지수에 투자한 중국 펀드도 더러 있지만, 그것도 투자비중이 많아야 1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의 경고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상하이 종합지수다.

홍콩 H지수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편이다. 홍콩 H지수는 지난달 3일 10766선까지 오른 후 1일 9540대로 떨어졌지만 이내 회복세를 보이며 9700선을 넘어섰다.

●중국 증시, 장기적 상승 추세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증시의 조정은 급격한 상승세를 우려한 중국 정부의 잇따른 경고가 다분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오재열 중화시장분석팀장은 "중국 경제가 아직은 성장 단계에 있기 때문에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장기간 투자할 요량이라면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1년 내 써야 할 돈을 투자했다면, 중국 증시가 상승 흐름을 다시 탈 때 빠져나오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조성식 해외상품마케팅팀장은 "단기 투자자는 일정 수준의 위험은 각오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목표 수익률 범위를 정하고, 이 수준의 이익이나 손실이 나면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규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중국에 '몰빵'하기보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 등으로 적절히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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