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첫 입주 앞둔 동탄 신도시…트여서 시원…막혀서 답답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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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동탄 신도시 전경.
경기 화성시 동탄 신도시 전경.
조장근 현장소장
조장근 현장소장
빨갛게 속살을 드러낸 광활한 땅 위에 가로세로로 뻗은 까만 아스팔트 도로가 이어지더니 20∼30층짜리 고층 아파트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25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시범단지(6587채)는 31일 첫 입주를 앞두고 단지 조경 등을 마무리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동탄신도시는 ‘자연과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자족(自足)형 계획도시’를 표방하며 2003년 3월 공사를 시작했다. 우남건설의 조장근(사진) 현장소장과 함께 확 바뀐 동탄신도시를 둘러봤다. 우남건설은 올해 3월 시범단지에 27∼35평형 610채를 준공할 예정이다.

○ 녹지 많고 잘 짜인 계획도시

경부고속도로 기흥 나들목을 빠져나오자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수원 방향으로 이어진 국도를 차로 2분 정도 달리자 오른쪽으로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왼쪽으로는 타워크레인이 즐비한 273만 평 규모의 동탄신도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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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신도시 내 도로는 고속도로처럼 시원스레 뚫려 있었다. 방사형으로 뻗은 왕복 6∼8차로의 간선도로가 부채꼴 모양의 동탄신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했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같은 답답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우남건설 조 소장은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는 지역에 산업기반이 없어 서울의 베드타운(bed town)에 그쳤지만 동탄신도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자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동탄신도시에는 녹지가 많다. 신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길이 2.1km, 폭 200m 크기의 ‘센트럴파크’를 포함해 66만 평의 녹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 9월부터 2009년까지 1, 2, 3단계 구역(2만6206채)과 함께 녹지 조성이 끝나면 녹지비율이 24.3%로 분당(19.3%)이나 일산(22.2%)보다 더 높아진다.

○ 고급 마감재와 첨단 정보통신 기술

우남건설, 월드건설, 삼성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이달 말부터 5월까지 입주하는 시범단지 아파트는 모두 3∼5층 저층부 마감재로 화강석을 썼다. 고급 호텔 같은 느낌이다.

시범단지 내 모든 아파트 내부에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동탄신도시는 신도시 중 처음으로 정보통신부로부터 ‘디지털 시범도시(U시티)’로 지정돼 현재 통신망 구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남건설은 ‘U시티’ 사업의 하나로 단지 내 모든 가정끼리 무료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세대 간 화상통화 시스템’을 만들었다. 통화하고 싶은 호수만 누르면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다.

“원격검침 시스템을 도입하기 때문에 검침원들이 일일이 방문해 수도, 전기, 가스, 난방 사용량을 파악할 필요가 없습니다. 검침원을 가장한 범죄도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효과가 있겠지요.”(조 소장)

우남건설은 또 주방에서 TV 등을 볼 수 있는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을 만들었다. 7인치 액정화면을 통해 기존 TV에서 보던 모든 채널을 다 볼 수 있다.

불이 나면 자동으로 열을 감지해 소화기가 작동하는 ‘자동소화 시스템’도 가스레인지 후드 안에 설치됐다.

○ 값 두 배 올랐지만 교통여건은 아직

시범단지 내 34평형은 2004년 분양가가 2억5000만 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5억 원으로 값이 딱 두 배로 급등했다. 평균 분양가 3억3000만 원이었던 42평형은 7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할 것 같다.

동탄신도시는 서울 강남에서 직선으로 30km 거리. 그런데다 경부고속도로 기흥 나들목은 출퇴근 시간대에 고속도로를 타는 데만 30분∼1시간이 걸릴 만큼 상습 정체구간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흥 나들목을 지금보다 남쪽으로 옮기는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공정이 10% 정도여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입주민은 당분간 불편을 더 감수해야 한다.

동탄∼수원, 동탄∼병점 간 도로 등 5개 노선 7km 구간은 입주시점에 맞춰 개통될 예정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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