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미FTA서 환경·노동분야 강경 선회

  • 입력 2007년 1월 16일 22시 36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막판 변수로 우려됐던 '민주당 변수'가 불거져 나왔다. 미국 협상단이 민주당의 의견을 받아 환경과 노동분야에서 강경 입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한미FTA 6차 협상 이틀째인 16일 미국은 환경분과에서 일반 시민이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환경 관련 특정사안의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 대중참여제(PP) 도입방안과 관련해 환경규제를 변경할 때 시민단체와의 합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미측이 당초 제시한 엄격한 수준의 대중참여제를 다시 요구한 것으로 그동안 양측은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단체와의 협의 의무 배제 등 의견조율을 거쳐 대중참여제 도입을 둘러싼 이견을 좁혀왔다.

박석범 환경분과장은 "미국 측이 공식 문서로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과의 협의에서 이런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이를 제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공중의견제출제(PC) 등 노동분야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로 갈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분과장은 노동분과장도 맡고 있다.

그는 "(문서를) 주려면 빨리 달라고 했다"며 "6차 협상에서 제안을 바꾸면 논의할 시간이 모자란다"고 당혹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미 무역대표부(USTR)도 약간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은 7차 협상 직전에나 관련 요구를 담은 문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FTA에서 이른바 '민주당 변수'는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예상된 추가 요구사항들을 말한다. 대표적인 분야는 민주당이 중시하는 노동, 환경, 자동차 분야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분야에서도 추가 요구가 제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최근 미국을 방문한 국회 한미FTA특위 의원들도 이런 분위기를 우려했다.

열린우리당 홍재형 의원은 10일 미국 현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 민주당의 입장이 실제보다 보호주의로 비쳐지고 있다"며 "다만 (민주당이) 노동·환경·자동차 등 문제에 대해선 정부에 가이드라인을 줘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6차 협상에서는 자동차 분과회의는 열리지 않아 미국 측의 구체적인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날 금융서비스 분과에서도 국경간 금융거래 개방대상에 신용평가업을 포함시켜 달라는 추가요구를 제시했다.

신용평가업의 국경간 거래가 허용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나 무디스 등을 비롯해 미국에 기반을 둔 신용평가업체들은 국내에 법인이나 지점을 두지 않고도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신용평가업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농산물과 섬유 분야에서는 장내외에서 치열한 공방만 펼쳤을 뿐 별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섬유분야 고위급 협상을 맡은 이재훈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은 "미국 측과 섬유협상을 정해진 시간 내에 타결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식 섬유분과협상은 17일부터 개시된다.

상품무역, 농업, 투자 등 다른 분과에서도 별 변동 사항은 없었다. 이혜민 상품무역 분과장은 "(미국 측) 자동차 관세인하는 우리 측 배기량 기준 세제와 얽혀있다"며 이번 협상기간 자동차 관세분야의 큰 진전은 힘들 것임을 시사한 뒤 "우리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전자로, 컬러TV를 즉시철폐 품목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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