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마당발]임승남 C&우방 회장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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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건설회사 최고경영자로 현장을 누비고 있는 C&우방 임승남 회장. 10년 이상 된 친목 모임이 여러 개 있는 그는 “오랜 세월 사귀어 온 친구들 덕분에 인생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건설회사 최고경영자로 현장을 누비고 있는 C&우방 임승남 회장. 10년 이상 된 친목 모임이 여러 개 있는 그는 “오랜 세월 사귀어 온 친구들 덕분에 인생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지난해 2월 임승남 반도건설 회장이 사표를 내자 그의 재기 여부가 건설업계의 관심사가 됐다.

‘직업이 최고경영자(CEO)’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CEO로 장수하면서 출중한 능력을 보였지만 68세의 나이가 재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런 의견을 비웃듯 임 회장은 4개월 만에 C&그룹 자회사인 C&우방 회장으로 복귀했다. 롯데건설 우림건설 반도건설에 이어 네 번째 건설회사의 CEO가 된 것.

건설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던 C&그룹 임병석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임승남 회장이 적임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영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

임 회장이 꾸준히 참석하는 친목 모임은 15개 정도다. 오랜 기간 끈끈한 관계를 다져온 알짜배기 모임들이다.

연세대 동문 15명이 회원인 백년회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치 않고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열고 폭탄주를 돌리고 있다. 이 모임은 1985년 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임 회장,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 박우춘 기린 회장,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정식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의기투합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백년회라는 이름은 술 마시고 즐기면서 100년 동안 살자는 의미다.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최국진 이화여대 목동병원 유방센터 소장, 최상태(전 한국일보 상무) 한국전기신문 부사장과 임 회장 등 4명은 30년 술친구다. 동문도 아니고 동향도 아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교 동기 7명이 만든 ‘세븐클럽’은 40년이 넘었고 폭탄주 모임인 ‘신록회’도 8년째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임병석 회장과 임인배 한나라당 의원, 탤런트 임현식 씨 등이 회원인 부안 임씨 종친 모임도 그가 애정을 갖는 모임이다.

소문난 애주가답게 그가 참석하는 모임에는 술이 빠지지 않는다. 지금도 신록회에 나가면 폭탄주 7, 8잔은 마신다고 한다.

26년 당뇨병 환자라는 임 회장이 버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당뇨병 환자라서 집에 들어가면 운동을 한다. 혈당치를 100 이하로 떨어뜨린 후 잠든다. 이처럼 매일 운동을 하기 때문에 잦은 술자리에서 버틸 수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벗이 있어 인생이 즐겁다”

임 회장은 오랜 기간 모임이 지속되는 이유로 신의에 바탕을 두고 만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서로 간의 신의”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임 회장은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개인적인 부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2003년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할 때 임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재판까지 받았다. 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돼 40년 3개월간 몸담았던 롯데그룹을 떠나게 됐지만 그는 아무에게도 ‘민원’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친구들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 회장은 “40년 넘게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뒀을 때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많은 친구가 용기를 주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었다”고 말했다.

임승남 회장 인맥 지도
백년회(연세대 동문 15명 모임)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 이동건 부방 회장, 정영삼 한국민속촌 회장,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 남상현 전 감사원 감사위원, 박우춘 기린 회장
30년 ‘술친구’임인택 전 건교부 장관, 최국진 이대목동병원 유방센터 소장, 최상태 한국전기신문 부사장
건설업계 CEO이방주 현대산업개발 부회장, 장영수 대우건설 전 회장, 박주영 대주그룹 부회장
신록회(폭탄주 모임)김병수 전 연세대 총장, 박명재 행자부 장관, 강권석 기업은행장
부안 임씨 종친 모임임병석 C&그룹 회장, 임석 솔로몬금융그룹 회장, 임인배 의원, 탤런트 임현식 씨
사월회(4·19정신 계승 모임)김형문 한국유권자운동연합 공동대표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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