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계 키워드는 '창조, 고객, 일등' 경영

  • 입력 2007년 1월 2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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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재계를 이끌 핵심 경영 키워드는 '창조적 발상' '혁신' '고객 우선' '일등' 경영 등으로 요약됐다.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금호 등 주요그룹들은 2일 오전 일제히 시무식 및 신년하례식을 갖고 새해 경영목표와 사업 및 투자 계획을 밝혔다.

재계는 각각 처한 경영여건과 사업환경이 다소 다르나 저환율, 고유가, 치열한 국제경쟁 등 대내외의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고객을 중심가치로 삼아 혁신으로 미래도전을 극복한다면 글로벌 리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 새해 경영키워드는 '창조, 고객, 일등'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창조적 발상과 혁신을 주문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경영시스템과 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물론 기업문화까지도 과감하게 바꿀 것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와 무선통신의 뒤를 이을 새로운 전략사업의 발굴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안팎에서 밀려오는 변화의 파고는 높아지고 그 속에서 영원한 1등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창조적 발상과 혁신으로 미래의 도전에 성공한다면 정상의 새 주인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회장은 "새해는 '고객 우선경영'과 '글로벌 경영 안정화'를 경영목표로 해서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는 지난 60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100년을 넘어서는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고객 가치를 선도하는 '일등 경영'을 통해 미래 변화를 주도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구 회장은 '일등 경영'을 위해 ▲한 발 앞서 고객이 인정하는 가치 창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철저한 준비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 등을 강조했다.

◇ 새해 순탄치 않을 사업 환경 전망 = 재계는 새해에도 경제전망, 환율, 원자재값 등 국내외 경영환경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역량 집중을 주문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기존 사업들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과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우리가 새로 도전하려는 분야에선 먼저 진입한 기업들이 장벽을 굳건히 하고 있어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는 일에는 큰 위험도 따른다"고 '딜레마'적 상황을 임직원들에게 상기시켰다.

그는 "앞날에 언제라도 위기가 닥쳐올 수 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따라서 환경변화에 대응, 다양하고 시의적절한 사업전략을 구사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새해에도 경제 전망, 환율, 원자재가 등 외부 경영환경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성과를 위해서는 보다 탄탄하게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택 두산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은 "세계 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술, 제품, 시장 등 그 어떤 것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거침없이 스피드를 올려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어려운 여건 속 '글로벌 리더' 다짐 = 주요 그룹들은 이같은 어려운 경영환경속에서도 창의와 혁신으로 대내외 경영난제를 극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차그룹이 2007년 새해를 '글로벌 리더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원.달러 환율하락, 엔저 등 악화되고 있는 대외적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새해 427만5000대의 완성차를 판매, 총매출 106조 원을 달성키로 목표를 정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 실적인 완성차 판매 376만2000대(전년 대비 5.9%), 매출 93조 원(9.4%)에 비해 각각 13.6%, 14% 증가한 것이다.

지난 한해 원화강세, 고유가, 원자재가 인상 등의 경제여건 악화와 함께 '현대차 사태'로 요약되는 내부 시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수세적 경영' 보다는 '공세적 경영'을 돌파구로 선택한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새해 경영 화두를 '아름다운 비상(飛上)'으로 정하고 매출 21조 원, 영업이익 1조8000억 원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박 회장은 "우리그룹은 새로운 6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출발선상에 서 있으며 그 첫해인 2007년에는 그룹 화두를 아름다운 비상으로 삼고자 한다"면서 "아름다운 비상은 아름다운 기업으로 비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를 그룹 매출 20조 원을 돌파하는 첫해로 만들어나가자"면서 "이윤을 극대화해 법인세도 많이 내고 주주들에게 배당도 많이 해 국가와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하자"고 주문했다.

최태원 SK회장은 과거 글로벌 사태와 소버린과의 분쟁 등 과거의 악몽을 회고하며 '변화한 그룹의 위상'을 자평하고 새해 글로벌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 회장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SK 앞에는 정말 힘든 난관들이 많았다"면서 "이제 우리는 더 높은 도전을 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영에서의 가시적 성과 도출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최 회장은 특히 "우리의 글로벌 도전이 넘어서야 할 장벽도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게 냉혹한 현실인 만큼 이제 우리는 어떤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를 구체화하고 이를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야 하는 상황에 돌입하고 있다"며 조직, 제도, 프로세스, 문화, 인력의 총체적인 글로벌 혁신을 역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새해의 경제, 경영 환경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유가와 환율이 여전히 불안하고 경기부진과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경기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련속에서도 한진그룹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올해 매출 15조7300억 원, EBIT(세전 영업이익) 28% 이상 증대, 영업이익 1조286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유병택 두산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은 "ISB 사업을 축으로 각 사업 분야에서 5-10년 후 세계 1, 2위에 도달할 것"이라고 중기 목표를 제시한 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성장 포트폴리오를 발굴하고 수익의 원천에 집중하는 구조로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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