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910원대 위협… 하락기 '환테크' 이렇게

  • 입력 2006년 12월 6일 14시 29분


6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910원대를 위협함에 따라 환(換)테크 전략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환율하락(원화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에 의한 것으로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지만 급변동기의 환율은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자신만의 '적정 환율'을 정해 그에 맞는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해외송금자 및 달러 사용이 빈번한 수요자, 해외펀드 가입자, 해외여행객 등 환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환변동을 염두에 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

◇달러매입은 '천천히' 매도는 '빠르게' = 장기적으로 환율 하락이 예상된다면 달러 매입 또는 송금 시점은 최대한 늦추고 달러화 매도는 신속하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원.달러 하락은 원화의 가치가 달러화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달러의 가격은 점차 싸지고 원화의 가격은 점점 비싸지게 된다.

따라서 달러 매입은 최대한 늦게, 매도는 서두르는 것이 좋다.

다만 가까운 시일 이내에 달러화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면 그 때까지 달러를 매도하지 않고 현금을 갖고 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칫 환전수수료만 이중으로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나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고객들도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학비 등을 보낼 때는 해외송금을 최대한 늦춰 환율이 추가 하락한 뒤 송금하는 게 유리하다. 환율이 떨어진 뒤 송금하는 것이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월드센터지점 한정윤 지점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환율 수준에 어느 정도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면 환전금액의 일부를 분할 환전해서 환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좋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지나치게 높아진 원화 가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린 섣부른 환테크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여행객과 해외펀드 고객은 = 환율 하락기의 경우, 여행객들은 해외에서 최대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상환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단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면 카드회사는 현지 가맹점의 물품대금 결제요구에 따라 가맹점에 달러로 우선 결제한 뒤 국내은행에 달러 결제를 요구하게 된다.

이 때 국내은행이 카드회사에 대금을 지불하면 동시에 물건을 구입한 고객에게 청구할 대금이 확정되는데 물건을 구입한 시점부터 청구대금의 환율이 확정될 때까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도 보통 3¤4일이 걸린다.

남미 오지나 아프리카 등의 경우 환율 적용 시점이 한달 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

결국 물건 매입시점이 아닌 3¤4일 뒤의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세라면 카드 사용자는 더 적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고객도 사전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차손을 줄일 필요가 있다.

대부분 달러로 주식을 사들이는 해외펀드 특성상 선물환 계약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펀드수익률이 높아도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시로 외화수요가 있는 수요자라면 그때그때 환전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 보다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상품으로 연 2~3% 의 이자로 확보하면서 외환을 관리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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