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파트]주상복합, 호텔 안 부럽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주상복합은 도심에 자리 잡은 업무용 빌딩처럼 좁은 땅 위에 고층 건물 1, 2개동(棟)만 덩그렇게 지어진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참살이(웰빙)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단지 내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입주민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주상복합이 속속 나오고 있다.》

○ 단지 걸으면서 이웃과 교류

GS건설은 현재 짓고 있는 ‘여의도자이’에 각종 편의시설을 동별로 분산 배치하고 주민들이 걸을 수 있도록 단지를 설계한 ‘워커블 커뮤니티(walkable community)’ 개념을 도입했다.

워커블 커뮤니티는 미국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입주민들이 보행을 통해 활동량을 늘리고 이웃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한 주거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선진국형 주거문화라고 GS건설은 설명했다.

GS건설은 독서실, 명상휴게실, 원기회복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동별로 1층 필로티(건물 1층을 기둥으로 들어올려 비워놓은 공간)에 배치했다. 입주민들은 이 시설들을 이용하기 위해 단지를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지상 주차장을 모두 없애고 모든 동의 1층을 없애고 5m 높이의 필로티를 만들었다.

GS건설 측은 “최근 참살이 열풍을 타고 고소득 중장년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이 ‘걷기’라는 점에 착안해 워커블 커뮤니티를 조성하게 됐다”며 “주민들이 단지를 걷다 보면 이웃간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호텔식 서비스 제공

현대건설이 짓는 초고층 주상복합 ‘하이페리온’은 ‘호텔 같은 아파트’를 모토로 삼고 있다.

최첨단 정보시스템은 물론 안전시스템, 고품격 인테리어, 스포츠·휴식 공간 등을 앞세워 입주자들을 만족시킨다.

하이페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빛의 신’을 뜻하는 말로 거대함과 웅장함을 상징한다. 40, 50대 전문직 종사자를 주 고객으로,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한 차원 높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이페리온의 호텔식 ‘원스톱 리빙 시스템’은 입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모닝콜과 비서업무 대행, 각종 티켓 예약구매 서비스, 민원대행 서비스 등 세세한 부분까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영장, 골프연습장, 헬스시설, 스쿼시시설, 사우나 등 피트니스 클럽을 비롯해 다양한 휴게시설을 갖춰 단지 안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이러한 고급 이미지를 바탕으로 최고의 주상복합으로 꼽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은 주상복합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콘서트홀 갖춘 주상복합

이수건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선보이는 ‘브라운스톤 레전드’는 건물 상층부에 클래식한 분위기의 야간조명을 설치하고 1층 로비는 유럽풍 건축양식의 아치형 천장으로 호텔 로비처럼 만들었다.

또 작은 콘서트를 열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이벤트홀과 음악, 비디오, 영화 마니아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인 AV룸도 설치했다. 음악교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교습실과 독서실도 조성됐다.

이와 함께 잔디마당에 이벤트 공간을 확보한 하늘공원, 피트니스 센터, 골프연습장 등도 마련돼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된 고품격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 최첨단 시스템 동원

SK건설이 이달 중 분양하는 서울 중구 회현동 ‘리더스뷰 남산’은 최첨단 시스템의 경연장을 연상케 한다.

출동경비, 무인경비 시스템과 같은 보안관련 시스템은 기본. 실내 자동 온도조절시스템, 중앙정수시스템뿐 아니라 가구별 환기시스템도 도입된다.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가 환기에 약점이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지하 주차장에는 ‘주차장 유도관제 시스템’이 설치돼 화살표로 된 지시등을 따라가기만 하면 빈 주차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각 층에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재활용 쓰레기 처리장이 마련돼 있어 쓰레기 처리의 불편함도 해소할 수 있다. 이 밖에 도심에 있다는 지리적 여건에 맞게 비즈니스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접견실도 조성된다.

○ 단지를 녹지공원으로 꾸민 설계

경남기업이 대구 중구 대봉동에 건설 중인 주상복합 ‘센트로팰리스’는 단지 전체를 녹지공원으로 만든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곳곳에 연못 산책로 등을 꾸며놓아 입주민들이 공원에서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야외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 퍼팅장도 조성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짓는 ‘남산 트라팰리스’는 기존 주상복합이 같은 건물 내에 거주시설과 업무시설이 들어서 프라이버시와 보안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오피스와 아파트 부분을 별도 건물로 설계했다.

또 일부 가구를 북향으로 설계하는 기존 주상복합과 달리 아파트는 전 세대 동향과 남향으로 배치되도록 단지를 꾸몄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