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마저 오르나…증시 ‘안절부절’

  • 입력 2006년 11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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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불똥이 증시로 옮겨 붙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은 한국 국민이 애용하는 대표적인 투자 수단.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과 주식은 각각의 분야에서 적절히 수익을 내면서 공존해 왔다. 하지만 최근 두 투자수단 사이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이 정체 상태인 반면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은 최근 4년 동안 최고인 1.17%로 급등하고 있는 것. 》

이 때문에 시중자금이 올 한 해 지지부진한 증시를 버리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콜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돌출 악재다.

증권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거론되는 자체만으로 증시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아파트 값 주간상승률 1.17%

부동산과 주식을 투자 수단으로 비교할 때 단순히 가격 상승률로만 비교하면 제대로 된 결론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주식은 가격이 하락할 여지가 많은 고위험 상품인 데 비해 부동산은 그보다 아주 안정적인 투자 수단이다. 따라서 똑같이 10%가 올랐다면 주식보다 부동산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 한 달 사이 3% 넘게 오른 아파트 가격은 대단한 상승세로 볼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한국 금융시장에서 부동산과 주식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믿을 만한 통계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은 수십 년 동안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식은 ‘정상적인’ 투자 수단으로 대접받은 것이 지난해 이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우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매월 1조 원 넘게 들어오던 주식형 펀드 자금 규모는 지난달 8000억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단기 부동(浮動)자금이 주로 몰리는 머니마켓펀드(MMF)는 10월 말 현재 55조6098억 원으로 9월 말에 비해 3조1730억 원 증가했다. 증시에 안정적으로 유입되던 자금이 주춤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이 비(非)강남권 소형 아파트로까지 확산되면서 증시의 최대 자금원인 적립식 펀드 가입자들도 동요할 여지가 많아졌다.

○금리인상 거론만으로도 큰 부담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금리 인상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시중에 풀린 투기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주식시장에 몰려 있던 돈도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특히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 자체가 깨졌다는 점이 증시에는 큰 악재라고 증권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상한다면 이는 곧 정부가 ‘실물 경제의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시중자금을 흡수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더 심해지면 그동안 증시를 떠받치고 있던 내수주가 무너질 확률이 높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강성모 상무는 “최근 부동산 가격은 단순한 상승이 아니라 투기바람까지 느껴지는 급등 양상을 보인다”며 “이런 부동산 값 급등세는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을 제한해 주가에 단기적인 악재가 된다”고 진단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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