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9조원 해외로 ‘술술’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2시 56분


해외 증권 투자와 유학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달러 엔 등 외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화 예금 금액도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13일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해외 자금 유출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로 유출된 자금은 303억 달러(약 29조 원)로 작년 상반기보다 58.8% 많아졌다.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 가운데 중국 인도 미국 등 외국 증시에 투자된 자금이 135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반 여행(64억 달러) △유학 및 연수(20억 달러) △단순 재산 반출(12억 달러) △이주(3억 달러) 등의 순으로 자금 유출액이 많았다.

해외 자금 유출액은 2000년 150억 달러를 나타낸 뒤 2002년 239억 달러, 2004년 332억 달러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엔 405억 달러까지 늘었다.

최 의원은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를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실제론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기업과 개인이 보유한 외화예금은 9월 말 현재 206억 달러로 8월 말보다 17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화예금이 2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04년 11월 말(201억 달러) 이후 처음이다.

이는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받은 뒤 원화로 바꾸지 않고 외화 표시 예금에 넣어 두고 있는 데다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1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화표시 증권을 발행해 외화를 조달했기 때문이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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