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갑닫는데 우리는 해외서 '펑펑'

  • 입력 2006년 9월 4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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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짠물', 내국인은 '펑펑'."

올해 상반기(1~6월)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쓴 돈이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은 사상 최대였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거주자(외국인+해외 국적의 동포)가 국내에서 관광과 쇼핑 등을 위해 쓴 돈(소비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줄어든 1조9244억 원이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상반기(1조4596억 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로 인해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던 2003년 상반기(1조9919억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으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쓸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 데다, 관광이나 교육 등 서비스 분야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점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쓰는 돈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내국인이 해외 여행경비와 유학 비용 등으로 쓴 해외 소비지출액은 작년 동기에 비해 17.4% 증가한 7조6599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같은 기간 국내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에서 해외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한 4.3%였다. 한 집에서 1년에 1000만 원을 지출할 때 43만 원은 해외에서 썼다는 뜻이다. 이 비율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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