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行 우회도로… 결론은 ‘임대’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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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째인 김성욱(38) 씨는 정부의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 발표를 접하고 귀가 솔깃해졌다. 해마다 집주인과 전세금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지만 새 아파트를 분양받자니 초기자금이 부족해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건설교통부가 고급 임대아파트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임대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아파트의 시세 차익은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덜 하겠지만 종자돈이 없는 상태에서 내 집 마련을 노린다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임대료 부담 낮아져

정부 방안에 따르면 2012년까지 공급되는 임대아파트는 모두 116만8000채. 이 중 10년 뒤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임대아파트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19만3174채와 △전용면적 25.7평 초과 5만6586채 등 25만 채이다.

이들 아파트는 입주한 지 10년 뒤 분양전환 우선권이 주어지는데, 분양전환 가격은 분양가에 한국주택금융공사 10년 만기 보금자리론 금리를 반영한 금액과 분양전환 당시의 감정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임대아파트는 앞으로 대한주택공사나 지방공사 등이 공급하도록 해 임차료와 월세를 낮춘 게 특징. 그동안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보증금을 올려 월 임차료 부담을 낮출 수 있었지만 목돈이 없는 사람들은 높은 임차료가 부담스러웠다.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전용면적 18평짜리 임대아파트는 보증금 1억6000만∼1억7800만 원에 월세 36만∼42만 원 선이었지만, 주공이 공급하면 보증금과 월세는 각각 4500만∼5700만 원, 31만∼39만 원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고급스러운 판교 임대…시세차익도 기대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는 4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2차 분양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공급되는 것이어서 관심이 모인다.

동양생명이 판교신도시에 공급하는 ‘엔파트’ 41평형(396채)은 실내가 대리석과 마룻바닥으로 시공돼 일반 분양아파트와 다름없이 고급스럽게 꾸며졌다. 48평형(1채)은 복층형으로 설계돼 거실 천장 높이가 5.3m에 이른다. 단지에는 골프연습장, 스파시설까지 갖춰졌다.

41평형의 경우 입주 시 보증금 4억4500만 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같은 평형의 일반 분양아파트(7억5100만 원 선)에 비해 자금 부담이 덜하고 임차기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면제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아파트의 분양전환 예정 가격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가격 5억6300만 원에 보금자리론 이자율(연 6.3% 단리)을 감안한 9억1700만 원 선이다.

여기에 10년간 임차료 7800만 원(월 65만 원)을 합한 총 투자비용은 9억9500만 원이 된다.

분양전환 이후 시세가 평당 2400만 원은 넘어야 차익이 생기는 셈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같은 평형의 판교 일반 분양아파트는 입주 10년 뒤 시세차익을 최소한 5억 원으로 추산한다.

평당 매매가를 3000만 원으로 가정해 시세가 12억3000만 원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판교신도시의 좋은 입지를 감안하면 판교 임대아파트는 일반 분양아파트보다는 적겠지만 분양전환 후 시세차익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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