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홍석현씨 극비 조사…‘에버랜드’ 관련 10일 소환

  • 입력 2006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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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과 관련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최근 검찰에 극비 소환돼 조사받은 사실이 13일 뒤늦게 밝혀졌다.

2000년 6월 법학교수들의 고발로 시작된 이 사건을 6년여 동안 끌어 오면서 ‘삼성 봐주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검찰은 홍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일정은 물론 홍 전 회장이 조사를 받은 뒤에도 소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소환되는 피의자와 참고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등을 공개 소환했던 전례에 비춰 볼 때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 전 회장은 10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박성재)에 출석해 1996년 12월 에버랜드가 발행한 CB 125만4777주의 인수를 에버랜드 대주주들이 포기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녀 4명이 취득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공모했는지 등을 조사받았다. 당시 중앙일보는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였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은 ‘에버랜드가 CB를 발행했을 당시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었고 환금성도 없어 투자가치가 적다고 판단해 CB를 인수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의 소환이 이뤄짐에 따라 이 사건과 관련해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이 회장 부자와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등 핵심 인사 3명도 24일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인 허태학 박노빈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 이전에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관심을 감안해 공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회장 측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CB 배정 과정의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할 것을 검찰에 요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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