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두 ‘한국형 마케팅’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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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배우자.”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자회사들이 펼치는 마케팅 성공 사례를 배우기 위한 한국행(行)이 이어지고 있는 것. ‘한국형 제품’을 통한 한국 시장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좀… 배웁시다”…글로벌기업들 새 마케팅 전략 도입 붐▼

독일 가전업체인 밀레의 게르하르트 포펜보르크 부사장은 얼마 전 갑작스럽게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여객기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오던 바로 그때, 이 회사의 청소기 1000여 대도 한국행 화물기에 실려 ‘특별 공수’되고 있었다.

밀레의 한국 법인인 밀레코리아가 지난해 말부터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한 청소기가 대박을 터뜨리며 주문이 폭주했기 때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에 왔던 포펜보르크 부사장은 “다른 글로벌 법인들도 한국의 마케팅 전략을 배워야 한다”며 감탄했다.

명품(名品) 이미지를 강조하느라 인터넷 쇼핑몰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글로벌 법인 관계자들도 잇달아 한국을 찾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自社)의 한국 법인을 공들여 방문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국의 뛰어난 마케팅 전략을 배우기 위해서다.

GE헬스케어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백일잔치 프로그램’이란 이색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장치 등을 병원에 판매한 지 100일째 되는 날 영업과 서비스 관련 직원이 방문해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이 프로그램은 이미 인도 호주 등 다른 나라 법인들이 벤치마킹해 갔다.

보청기업체인 스타키의 한국법인인 스타키코리아는 지난해 300페이지 분량의 ‘고객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 매뉴얼은 올해 영어로 번역돼 전 세계 법인들에 배포됐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법인들은 한국 사회의 발달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BMW모델 3, 5, 6, 7 시리즈에 LG전자의 듀오 슬라이드폰을 탑재해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통화할 수 있게 했다.

휴대전화에서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는 ‘BMW 모바일 홈페이지’도 한국에서 처음 소개됐다.

정영미 BMW코리아 과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검증된 전략들이 해외에 반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좀… 만듭시다”글로벌가전업체 한국 입맛 맞추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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