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선박도 이젠 ‘속도전’

  • 입력 2006년 7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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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해운회사들은 ‘얼마나 빠른 시간에 화물을 운송 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운 서비스에 정시(定時) 운송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속도 경쟁이 벌어 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해운회사들은 주로 한꺼번 에 얼마나 많은 화물을 배에 싣는지를 놓고 경쟁해 왔다.

이에 맞춰 배의 선적 능력도 계속 발전해 조만간 컨테이너 1만 개를 실을 수 있는 배도 등장할 전망이다.》

○잇달아 고속 선박 투입

한진해운은 5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한진 브레머하펜호’의 명명식(命名式)을 열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배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컨테이너선’이라는 것. 길이 300m의 이 초대형 선박은 무려 컨테이너 약 6000개(무게 6만 t)의 화물을 싣고도 약 27노트(시속 50km)의 최대 속력을 낼 수 있다. 회사 측은 “최근에 건조된 초대형 선박들보다 더 빠른 운항 속도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이 속력대로라면 부산항에서 네덜란드까지 약 20일 걸리던 운항시간은 기존보다 이틀 정도 단축된다.

현대상선도 올 4월 최대 속력 약 26.6노트(시속 49.26km)의 ‘현대 상하이호’를 같은 노선에 투입했다.

컨테이너선은 현재 운항되는 상선 중에서도 가장 빠르다. 유조선이나 벌크선의 평균 속도는 약 15노트. 일정 노선을 순환해야 하는 컨테이너선과 달리 이들 선박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구간을 다닐 필요가 없는 부(否)정기선이기 때문이다.

○시간 약속이 생명이기 때문

해운회사들이 속도경쟁에 나서는 것은 운송이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비록 선박이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도 장거리 운송의 경우 운항 중간에 태풍 등 돌발상황을 맞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럴 때 시간 약속을 지키려면 속도를 최대한 내야 한다. 평소에는 최대 속도보다 느린 23∼24노트 정도로 운항하면서 배의 연료비를 아낀다.

한진해운 측은 “시간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가 고객 화주(貨主)들의 중요한 서비스 평가 항목”이라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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