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앙증맞은 걸!…귀엽게 클래식하게 ‘패션 스쿠터’ 인기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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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전문 케이블 방송 Mnet PD인 최재윤(30) 씨는 최근 이탈리아 피아지오사(社)의 클래식 스쿠터 ‘베스파’를 300만 원 주고 장만했다. 베스파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타고 나왔던 스쿠터.

이탈리아에서 베스파를 처음 보고 너무 멋있어서 10년 가까이 벼르다 샀다고 한다.

최 씨의 스쿠터는 발로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는 바퀴가 굴러가야 켜진다. 이 투박함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장난감을 갖고 다니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층에서 베스파처럼 투박하고 고전적인 모양의 ‘클래식 스쿠터’가 인기다.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스쿠터족(族)이 생긴 것은 꽤 됐지만 요즘엔 ‘폼 나게 타고 다니려고’ 스쿠터를 찾는다.

○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처럼

클래식 스쿠터의 ‘원조’는 베스파지만 국내에서 붐을 일으킨 것은 야마하 ‘비노’다. 파스텔톤 색상에 앙증맞은 디자인의 ‘비노’가 2년 전부터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2004년 판매량이 연 500대 미만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000여 대가 팔려 2배로 늘었다.

TV 드라마에 소개돼 잘 알려진 혼다의 ‘자이로 X’와 ‘SCR 100’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2배로 늘었다.

5월에는 ‘원조’ 베스파가 한국에 정식 수입됐다. 가격이 300만∼500만 원으로 다른 스쿠터보다 1.5∼2배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베스파 수입·판매사인 트리비코 측은 “일부 모델은 품절돼 예약 주문한 뒤 2개월 정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륜차 메이커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림자동차공업은 5월 ‘베스비’를 내놨다. 출시 후 한 달 동안 600대가 팔렸다. 효성기계공업도 클래식 스쿠터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 폼 나는데 싸고 편하기까지

앞서 최 씨처럼 클래식 스쿠터 수요자들은 ‘멋’을 위해 스쿠터를 찾는다.

야마하 수입사인 한국모터트레이딩의 송한철 서울지점장은 “젊은 층에서 클래식 스쿠터가 단순히 탈 것을 넘어 패션 아이콘으로 인식되면서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파의 소비층도 30대 전문직이 대부분이다.

기름값이 적게 들고, 주차하기 편한 데다 길이 막혀도 걱정 없다는 실용성은 ‘덤’이다.

혼다 ‘SCR 100’을 타고 다니는 김수민(33) 씨는 “기름 8000원어치를 넣으면 서울 논현동 집에서 역삼동 직장까지 한달 넘게 타고 다닌다”면서 “시내 주행시 매연 때문에 얼굴이 시커멓게 되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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